2017대구세계마스터즈 실내육상경기대회(WMACi)를 찾은 74개국 1천884명의 외국인 참가자들은 축제 분위기를 한껏 즐기면서도 시종일관 진지했다.
참가자들은 생업을 내려놓고 순수한 열정만 갖고 참가한 육상 아마추어 동호인들이어서 대회를 최대한 즐기려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6만원 상당의 참가비는 물론 항공료를 비롯한 교통비와 숙박비까지 모두 자비에서 충당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한스 슈미츠 씨는 "병원에서 일하며 평소 취미로 운동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젊은 시절에는 여러 아마추어 대회에 참여해 수상한 적도 있다. 70살이 된 지금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 대구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없는 참가자들도 경기장을 찾아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이날 열린 경기는 3천m 트랙 경보 여자경기뿐이었지만 참가자들은 트랙 위에 선 선수들에게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며 환호했다. 특히 이날 관중석은 대륙별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관중석은 국적을 불문한 화합의 장이 됐다. 선수를 비롯해 응원 차 온 선수 측 가족, 친구들은 처음 보는 다른 참가자들과도 스스럼없이 얘기하며 응원을 보냈다.
아마추어 동호인이지만 최상의 결과를 위해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오전 열린 50~59세 3천m 경보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앤 위크스(호주) 씨는 하고 싶던 한국 관광도 미뤄놓고 훈련에만 매진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굳은 얼굴을 풀고 환히 웃은 위크스 씨는 "세계 대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메달을 따서 기쁘다"며 "지난 금요일 대구에 왔지만 오늘 경기를 준비하느라 그동안 경기장 근처를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대회가 끝나면 한국 곳곳을 둘러볼 계획이다. 특히 대구의 밤 문화를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고령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멀리뛰기와 60m 달리기 경기에 참가한 찰스 어그스터(스위스) 씨는 1919년생, 98세로 이번 대회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치과의사와 작가 일을 병행해 온 어그스터 씨는 "나이 많은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 아직도 뛸 수 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해당 연령대 멀리뛰기 세계 신기록을 갱신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책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그스터 씨는 실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책을 발간한 작가다.
한편 다른 참가자들이 관광을 겸해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온 것과 달리 반일 정서를 우려해 혼자만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온 야스히사 유지(55) 씨는 "딸이 함께 와서 응원하겠다고 했지만 내가 경기에 뛰는 동안 딸 혼자 남는 것이 걱정됐다. 한국인들의 반일 정서가 강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라며 "혼자 온 만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회사에 휴가까지 쓰면서 대회에 참가한 만큼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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