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장밋빛 미래가 아니다. 19세기 말 역사적 흐름을 제대로 읽고 대처하지 못한 조선왕조가 일본 제국주의에게 나라를 잃고 국민들이 수탈을 당한 치욕의 역사가'멀지 않은 우리의 미래' 일수도 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의 공업도시 그린빌의 사례는 대구경북에 주는 교훈이 남다르다. 1980년대 섬유도시였던 그린빌은 기업들이 싼 임금을 찾아 중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면서 4만8천 명이었던 섬유산업 노동자들이 2016년 현재 6천 명으로 줄었다.
다행히 2000년대 접어들면서 BMW, ABB, Bosch, GE 등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입지하면서 매년 9천 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이 덕분에 그린빌은 고임금 디지털'자동화 산업도시로 바뀌어 갔다.
좋은 소식은 여기까지였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제조업 내 컴퓨터 및 현대적 생산방식의 도입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고급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반면에 단순노무는 급속히 자동화 기계화 되어 매년 실업률이 미국의 다른 지역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영남대 경영학과 교수)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직업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면서 "고차원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종사할 능력을 갖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교육혁명은 기존 노동자의 재교육과 대학교육 혁신 2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그린빌의 노동자들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3D 프린팅, 컴퓨터 기반 기술 등 신기술을 끊임없이 배우며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자동차 자체를 만드는 일은 로봇이 하지만 엔진조립, 전기배선, IT설비, 도색, 인테리어 등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반면에 대학교육은 세분화된 기술교육이 아니라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한 기초교육 중심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전공 간 칸막이를 없앤 융합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라면서 "오늘 배운 것이 내일 쓸모없게 되는 상황에서 (대학에서) 세부기술을 익힌다는 것은 의미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 대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기초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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