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돈도 배경도 소용없습니다. 오직 열심히 노력한 선수에게 금메달이라는 선물을 안겨 주는 스포츠입니다."
'몬주익의 영웅'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20일 매일신문 11층 강당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의 강사로 나섰다.
그는 25년 전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당시 경기 영상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든다"며 "당시 기온이 30℃ 이상을 웃돌 정도로 더웠고 코스는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올림픽 역사상 가장 힘든 레이스로 평가됐다"고 했다.
그는 "마라톤은 상당히 인간적인 운동"이라고 했다. 그는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면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라며 "혼자의 힘으로 42.195㎞를 달려서 승부를 내야 하고 꼴찌도 포기 않고 끝까지 달린다"고 했다.
또 "마라톤의 결과는 마지막 결승 테이프를 끊을 때까지 아무도 모르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많은 경기가 심판에 의해 좌우되지만, 마라톤은 오로지 꿈과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는 스포츠"라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선수 시절 대회를 준비할 때마다 '이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다짐했다"고 했다. "훈련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마라톤이 얼마나 힘드냐고 물었을 때 '차라리 달리는 차에 치여서 죽고 싶을 정도'라고 대답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하루 평균 50㎞를 달려야 했다. 제가 경기에서 항상 좋은 기록을 내니 사람들은 '타고났다'고 했지만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도 가끔 달리는 꿈을 꾼다. 최근 다시 바르셀로나 몬주익을 찾아 5살짜리 아들을 태운 유모차를 끌고 마라톤을 완주했는데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황 감독은 "살면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 화려한 순간이 오지만 인생의 말년까지 꾸준히 빛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마라톤을 뛸 때처럼 결승전에 닿을 때까지 즉, 죽는 날까지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했다.
황 감독은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선수단 감독이다. 대한체육회 이사, 마라톤 국가대표 감독,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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