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여배우의 연애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촬영 현장에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서로 눈이 맞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여배우는 감독을 지휘자라고 여기니 흠모하는 마음이 들 것이고, 감독은 예쁜 여배우에게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다.
1960년대 미녀 배우였던 최은희의 남편이 '빨간 마후라'의 고 신상옥 감독이고, 김지미의 첫 번째 남편은 '별아 내 가슴에'의 고 홍성기 감독이었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의 천재 감독 고 이만희가 마지막 1년을 함께한 것은 신인 여배우 문숙이었다. 1974년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이 감독은 아이 셋을 둔 44세의 이혼남이었고, 문숙은 고교생이었다. 문숙은 "처음부터 그분의 냄새와 느낌 때문에 숨이 막혔다. 촬영장에서 잘 챙겨주고 촬영 후에는 바래다주는 매너남이었다"고 회고했다.
임권택-채령, 장준환-문소리, 김태용-탕웨이 커플은 영화계에서 흔한 풍경이다. 할리우드 최고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부인은 '인디아나 존스'에 출연한 케이트 캡쇼이고, '분노의 저격자'의 조엘 코엔 감독과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모범적인 부부다.
이들 커플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면 대중의 부러움을 사지만, 불륜일 경우에는 비난의 강도가 훨씬 세진다. 가장 유명한 불륜 스캔들은 이탈리아 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스웨덴 출신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이다. 감독은 부인과 별거 중인 유부남이었고, 여배우는 남편과 딸을 둔 유부녀였다. 세인의 비난과 경제적인 빈곤에 시달리던 이 커플은 10년 만에 헤어졌다. 버그만은 뒷날 "모두 불륜이라고 비난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같은 길을 걷겠다"고 했으니 강심장의 여성임이 분명하다. 이들 사이에서 난 배우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컬트영화 '블루 벨벳'(1986년)에서 만난 데이빗 린치 감독과 5년간 연인관계를 유지했다니 '모전여전'이라고 할 만하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이 여전히 화제다. 이 스캔들이 불거진 지 꽤 됐는데도, 아직 시끌벅적한 걸 보면 대중의 관심이 좀체 식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은 불륜에 대해 너그럽지 못하기에 비난 일색이다. 홍 감독의 영화 가운데 영화감독과 여배우'여자친구의 연애담을 다룬 것이 유독 많기에 홍 감독에 대한 비난이 더 쏟아진다. '불륜은 파탄의 길'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한 관계는 쉽게 깨진다'는 말이 있는데,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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