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밤늦게까지 고강도의 조사를 받았다. 최순실 씨와 공모해 기업들로부터 430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사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동 사저를 나와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29자의 두 마디 메시지만 남긴 채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가 조사에 임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네 번째 대통령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을 위해 이날 오전 9시 15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문밖으로 나와 별다른 언급 없이 자택 앞에 대기하던 경호차량인 에쿠스 리무진에 올랐다.
자택 출발 10분 만에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청사 앞을 가득 메운 내외신 취재진 앞에 서서 간단한 대국민 메시지만 남긴 채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당초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가면서 내놓은 메시지처럼 결백을 호소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정반대의 낮은 자세를 나타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도착 직후인 오전 9시 35분쯤부터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조사 거부나 답변 거부 없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점심과 저녁을 청사 안에서 해결했다. 점심은 준비해 간 초밥과 김밥 샌드위치를, 저녁은 죽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3가지에 이르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는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조사 후 귀가한다고 발표했으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조사에 열중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와 관련, 대선 주자들은 대부분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며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하면 된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고, 대구경북 출신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유승민 의원은 불구속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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