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 겹 소방 호스' 이용 화재 진압 37초 단축

이상명 안동소방서 소방교…2개월간 혼자서 실험 거쳐 증명, 주택지역 주차차량 파손도 해결

안동소방서 이상명 소방교가 21일 화재 골든타임을 40초가량 앞당길 수 있는 두 겹으로 말린 소방호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안동소방서 이상명 소방교가 21일 화재 골든타임을 40초가량 앞당길 수 있는 두 겹으로 말린 소방호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1초가 아쉬운 화재 현장에서 골든타임을 앞당긴다는 것은 한 사람을 더 살릴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안동소방서 이상명 소방교는 지난해 화재 골든타임을 40초가량 앞당길 수 있는 소방 호스 적재 방식의 체계를 확립한 인물이다. 그가 확립한 소방 호스 적재법은 기존 방식보다 무려 37초나 빠른 것으로 증명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한 겹 소방 호스 적재법'은 평균 소요 시간이 2분 17초 내외지만, 새로 발견한 '두 겹 소방 호스 적재법'은 1분 40초 내외로 확인된 것이다.

이 소방교는 "지난해 8월부터 2개월간 소방 호스(40㎜) 4개를 소방관 혼자서 소방차에 연결해 물을 뿌리기까지의 평균 소요 시간을 단축할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며 "그 결과 기존에 한 겹으로 말아서 사용하던 소방 호스를 두 겹으로 겹쳐 말아 적재하면 훨씬 더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실험 결과는 지난해 10월부터 경북지역 우수 사례로 선정돼 타지역 소방서로 전파'활용되는 쾌거도 이뤘다. 인구가 적고 농촌이 많은 경북지역의 특성상 소방관 1, 2명만 근무하는 곳이 많은데 적은 인원으로는 소방 호스 연결이 어렵던 그동안의 문제점이 해결된 것이다.

그는 "한 겹 적재법은 호스를 던져서 펴다 보니 장애물에 부딪혀 연결부가 망가지는 경우도 많았고 혼자서 연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특히 주택 밀집지역에서는 주차된 차량에 호스가 부딪혀 차가 파손되는 문제도 발생했는데 이런 문제가 해결됐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적재법 체계 확립은 강명구 안동소방서장의 조언 덕분이라고 했다. 이 소방교는 "두 겹 소방 호스 적재법은 기존에도 사용됐지만 그 효율성이 알려지지 않아서 일부 대원들만 사용하던 방식에 불과했다"며 "서장님이 알려주신 오랜 노하우를 통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계속해서 모의훈련을 반복해 새로운 적재법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소방교의 소방 호스 적재 골든타임 단축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두 겹 적재법은 다량의 호스를 빨리 연결하는 장점도 있지만, 한 겹 적재법과 비교하면 적재 시 호스가 풀릴 우려가 있어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그는 "이번 실험을 통해 화마(火魔)와 싸우는 소방대원들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길이 곧 시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의 연구와 고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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