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메잠골 산격서씨(달성서씨)의 용담재(龍潭齋)와 잠룡물용(潛龍勿用)

대구지방의 거대한 토호土豪 달성서씨, 명문거족의 그 큰

저력은 어디서 나왔나? 바로 잠룡물용이로다. 달성서씨의

우람한 재실, 용담재중건기龍潭齋重建記는 말하는구나!

잠룡물용(潛龍勿用)은

용의 덕이 숨겨진 것이니

세상에서 바꿀 수 없으며

이름을 이를 수도 없다

세상을 피해도

민망하지 아니하며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민망함이 없으니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이 되면 하지 않음이

확고하여

가히 뽑아낼 수 없는 것이

곧 잠룡(潛龍)이니라

아! 성인의 말씀이

어찌 나를 속이겠는가?

예전에 성은(城隱) 남계(南溪)

농포(農圃) 삼형제 분이

이 재실에서 은둔하였다

(시집 『동화사 부도암의 홍매법문』 오성문화 2016 )

(원문 자료 제공: 송은석 전 성균관청년유도회 대구본부 사무국장)

유가(儒家)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진중하기만 한 이 어록은 산격서씨의 중심 재실인 용담재(龍潭齋)의 중건기(重建記)에 등장하는 한 대목으로 앞에서도 언급한 바 용담재는 산격서씨의 중요 재실이므로 의당 산격서씨 문중의 깊은 철학을 담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진(徐晋)을 시조로 하는 달성서씨와 서한(徐閑)을 시조로 하는 대구서씨는 한 할아버지에서 시작한 근원은 같지만 분파된 시기를 고증할 수 없어 본관을 다르게 보기는 하나 대구 지방의 정서로는 같은 족친이자 혈족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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