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 기획 대선 주자 토론회] <4>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대통령 권한 줄이는 개헌 필요…내각제는 정국 마비 우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빈부격차, 지역 간 격차 등 격차가 심각한 대한민국의 격차를 바로잡아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룩해야 하는 것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며 "대한민국에 엄청난 위기가 닥쳤고 이를 해결할 실력 있는 대통령이 필요한데 이런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안철수"라고 했다.

그는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독일을 다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로 이끌어가고 있는 메르켈 총리를 예로 들면서 의학도 출신이면서 성공한 벤처기업가와 교수를 지낸 자신의 경력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내가 가진 '유능한 리더십'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나는 '공정, 자유, 책임, 평화, 미래'라는 5대 가치를 이번 선거에서 들고나왔다. 이 다섯 가지는 가장 소중한 것이며 절대 훼손되어선 안 되는 가치다. 우리 사회에 각종 격차가 심각한 수준인데 이 다섯 가지 가치를 잘 세워나가면 격차 문제가 해소될 것이다. 이를 통해 다 함께 잘사는 나라, 평화로운 한반도를 일궈갈 수 있다.

-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나?

▶대한민국이 엄청난 위기인데 대통령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직하고 깨끗하며 유능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말로 하는 것인가?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유능한 리더십이 없으면 못한다. 대통령은 경험해보는 자리가 아니라 자기 능력을 증명하고 발휘하는 거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이미 왔는데 이 복잡성의 시대에서 전문가들과 토론할 수 있어야 대통령 자격이 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를 보라.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독일의 위상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은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책임의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골고루 인재를 등용하는 통합의 리더십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안철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개헌을 해야 하나?

▶개헌은 해야 한다. 사실 내가 가장 먼저 제안했다.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해야 한다고. 그러나 정치권 주도의 개헌은 안 된다. 국민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내가 만든 헌법'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데 1년 정도는 필요하다.

-안 전 대표가 생각하는 개헌안 내용은 무언가?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것, 그리고 시대적 상황에 맞게 정보인권 등 새로운 복지 권한을 집어넣어야 한다. 또 시대정신인 지방분권 등 분권에 대한 내용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라 지적받는 기존 대통령 권한도 축소해야 한다. 수정된 형태의 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두 가지 권력구조 중 어느 것이 좋은지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내각제는 안 된다.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 우리는 협치할 수 있는 실력이 모자라고 무엇보다 국민들이 국회를 신뢰하지 못한다. 내각제를 하면 자칫 정국이 마비될 수 있다.

-대북정책 등 대외정책 기조는 어떻게 가져가나?

▶지금은 사상 최대 수준의 대북 제재 국면이다. 그런데 왜 제재를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제재를 통해 체제가 붕괴된 사례는 없다. 결국 제재를 하는 것은 협상 테이블로 이끌려는 의도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대화해야 한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야 한다. 지금 한반도 주변의 4강 지도자가 모두 스트롱맨들이다. 갈등을 잘 풀어야 한다. 또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등 동서외교에 치중했는데 이제는 남북외교로 좀 넓혀야 한다. 러시아, 아세안, 호주, 인도 등과의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잘하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지렛대를 얻을 수 있다. 중국과도 대화하고 설득해야 한다. 한반도의 위험은 중국의 국익에도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전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외교 특사로 기용할 것이다. 그는 아주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다.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갖고 있나?

▶빈부'남녀'지역'교육'세대'기업 간, 정규직'비정규직 간 등 모든 분야에서 격차가 심각하다. 바로잡아야 한다. 지역 간 격차 역시 심각한 정도다. 이렇게 된 것은 그동안의 정부가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탓이고 이행했더라도 지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만 했다. 나는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다. 백화점식 사업은 안 된다. 또 이미 투자돼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이와 함께 매몰비용, 즉 이미 투자한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도 하지 않아야 한다. 잊어버릴 것은 과감히 잊어버려야 한다. 각 지역별 공약은 곧 발표할 것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생각은?

▶사실 수도권 북부는 굉장히 열악하다. 우리나라 지역 간 격차가 너무 심하다. 서울 강남북 격차가 심하고 부산 등 지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어느 한 쪽만 편들어서 고치려 하면 안 된다. 골고루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문제도 어느 한 쪽 편을 안 들 것이다. 모두가 성장하도록 할 것이다.

-반기문 사퇴설 등 안 전 대표의 예측이 대부분 들어맞았다. 이번 대선도 안'문 대결이라고 예견했는데?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35~40석 얻을 것이라고 했는데 맞았고 반기문 사퇴설도 맞았다. 황교안 총리 못 나온다고 했는데 그것도 틀리지 않았다. 내 예상이 맞고 대다수 정치인들의 예측이 자주 틀리는 것은 정치인들이 정확한 예측을 하지 않고 자기 희망사항을 얘기하기 때문이다. 나는 객관적 사실만 보고 이를 얘기한다. 안과 문의 대결이라고 한 것은 정권교체가 이미 확정됐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1월 초에 정권교체를 확신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후보로 올라설 것이다. 3, 4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져도 나와 문 전 대표 양강 구도로 간다. 나는 논리가 명확하다. 대의를 위해 지난번은 (문 전 대표에게) 양보했는데 이번엔 정면 승부다, 누가 더 유능한지, 깨끗한지, 통합의 리더십을 가졌는지 국민들이 알파고 수준에서 판단할 것이다.

-연정에 대한 생각은?

▶어찌 됐든 여소야대 구도에서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연정도 협치의 한 틀인데 협치는 필수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탄핵을 반대한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연대는 하지 않는다. 무원칙하거나 특정인을 위한 연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여기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는데.

▶4차 산업혁명은 융합혁명이다. 예전 산업혁명이 한 가지 기술로 하는 혁명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수많은 기술이 한꺼번에 발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예전엔 어느 정도 예측이 됐기에 정부 주도가 가능했다. 그런데 지금은 안 된다. 정부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가 이제 앞에서 끌 수 없다. 뒤에서 밀어야 한다. 독일은 2011년 인더스트리 4.0을 하면서 민간이 주도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정부 주도 일자리 창출은 안 된다. 민간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가 할 일을 다시 짜봐야 한다. 크게 3가지다. 창의 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 혁신, 과학기술 투자, 중소기업이 클 수 있도록 하는 공정경쟁 구도 조성이 앞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안철수

-1962년생

-현 국민의당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서울대 의대'의학박사

-펜실베이니아대 공학 석사 및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안랩 이사회 의장

-단국대 의대 의예과 학과장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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