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대통령 경선 주자의 권역별 현장 연설인 '비전대회'를 일부 지역에서 열지 않고 TV토론회로 바꾼 이유는 뭘까.
한국당은 당초 대구경북(TK)과 충청권 등에서도 당원들이 참석하는 비전대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TV토론회로 대체했고, 22일 부산'울산'경남권을 대표해 부산에서 비전대회를 열었다.
표면적 이유는 '메시지의 확장성'이다. 현장 토론회는 행사장에 수용 가능한 인원이 최대 3천 명이고 참석 대상도 당원으로 제한되지만, TV토론회를 하면 당원뿐 아니라 온 국민이 다 볼 수 있어 메시지 전달에 더 효과적이라는 논리다.
김광림 한국당 경선관리위원장은 22일 매일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9일 TV조선에서 한국당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를 했는데 더불어민주당 후보 토론 때보다 시청률이 3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며 "현장 토론회는 현장감은 있지만 참석 인원이 최대 3천 명이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후보 정책이 전국에 노출되는 게 더 중요해서 후보들과 협의를 거쳐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행사를 TV토론회로 바꾼 속사정은 현장을 점령하는 '태극기 부대'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63빌딩에서 열린 비전대회에는 1천여 명의 태극기 부대가 몰려왔고,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등장할 땐 욕설을 하고 '태극기 아이콘'인 김진태 국회의원에게만 환호를 보내는 등 분위기를 과격하게 만들었다. 김 위원장도 "첫날(17일) 63빌딩에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 있었고, 경선 과정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의견이 여러 후보에게서 나왔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한국당의 텃밭인 TK마저 TV토론회로 대체한 것은 태극기 세력의 현장 점령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 정책 토론에 집중하는 경선 분위기를 만들려는 시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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