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주 왕복 교통비보다 주차료가 더 비싸다니…"

복합환승센터 日 주차료 5만원 '바가지 논란'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워두고서 시외버스로 광주 출장을 다녀온 이모(57) 씨는 주차비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 요금이 무려 5만원이나 나와서다. 이 씨는 "광주 왕복 버스비보다 주차비가 더 들었다"며 "대중교통 이용객에게 주차요금을 몇만원씩이나 부과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의 주차요금 체계에 대해 의아해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백화점과 버스터미널 등 성격이 다른 시설이 입점해 있지만 주차요금은 시설 이용객 구분없이 '백화점 주차요금'(최초 30분 무료, 10분에 1천원, 하루 최대 5만원)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주차장 운영 및 요금 부과, 징수는 건물 소유주라고 할 수 있는 대구신세계가 맡고 있다.

시민들은 버스터미널이 공공시설물 성격이 짙은 만큼 백화점에 비해 주차요금이 저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KTX 동대구역, 대구공항 등 대규모 여객시설의 하루 주차요금은 대략 1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대구시의회도 백화점과 버스터미널의 고객 주차장을 분리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신세계 측은 장기 주차 차량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주차요금이 낮게 책정되면 장기 주차가 늘어 오히려 주차 공간이 부족하게 되고,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주변 교통 상황이 더 혼잡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구신세계 측은 "개장을 앞두고 다른 백화점과 비슷한 수준의 주차요금을 산정했으나 교통 혼잡을 우려한 대구시가 반대해 주변보다 비싼 주차금액을 책정하게 됐다"며 "주차장에서 큰 수익을 얻을 생각은 처음부터 전혀 없었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주변 교통 혼잡을 줄이는 것이 지역사회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장기적으로 대구신세계 측과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만 세워두고 있다. 시민들의 문제 제기에는 공감하지만 아직 개장 초기여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주변 교통 흐름에 대해 아직도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향후 버스 승차권을 제시하면 요금을 대폭 할인해주는 등 주차요금 체계를 달리하는 방법을 백화점 측과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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