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돌아와 줘 고마워요. 차디찬 바다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어. 당신도 나도 조금만 더 참고 꼭 만나요."
해가 저물어가던 지난 23일 오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탄 배에 양승진 교사의 아내 유백형 씨가 추가로 도착했다.
유 씨는 가족들과 인사를 마치자마자 등에 멘 배낭도 내려놓지 않은 채 배에서 가장 높은 갑판 위로 올라갔다.
인양 현장이 기대만큼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망원렌즈 화면을 통해 세월호 선체 윗부분을 확인한 유 씨의 얼굴에는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3년 만에 세월호가 물 위로 첫 모습을 드러낸 지난 23일은 양승진 교사와 유 씨의 33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다.
유 씨는 지난 23일 딸이 '엄마'아빠의 결혼기념일인 오늘 아빠가 계시는 세월호가 올라오네요. 아빠가 곧 오시려나 봐요'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받고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안산에서 사고 해역으로 내려왔다. 애초 거동이 불편한 80대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있어 세월호를 들어 올려 목포신항에 거치시킨 후 목포로 내려가 수색작업을 지켜보려 했지만 막상 남편이 있을 선체를 TV로 보고나니 조바심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애타는 마음을 눈치 챈 80대 노모도 "나는 괜찮다"며 딸의 등을 떠밀었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유 씨는 24일 아침 다행히 절단작업을 잘 마쳤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다시 한숨을 돌렸다. 오후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고 유 씨는 손뼉을 치며 기뻐하며 또다시 갑판 위로 나가 남편이 있는 세월호를 바라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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