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칠곡군을 대표하는 오일장 왜관장은 1일과 6일(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에 장이 선다. 장날마다 장 보따리를 풀었다 쌌다 하면서 장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장돌뱅이'라고 한다. 인근 지역의 장날 장터를 찾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그들의 고달픔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비가 오면 천막을 치고 바람이 불면 천막이 날아가지 않도록 붙들고 서 있어야 한다. 먹고살기 위해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장날마다 전쟁을 치러야 하는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한다.
장돌뱅이 생활을 20여 년째 국화빵을 팔고 있는 중년의 부부가 있다. 대구가 고향인 남편 김정욱(54) 씨와 성주가 고향인 아내 임재영(50) 씨는 왜관장과 선산장(2일, 7일)에서 국화빵, 찐옥수수, 와플 등을 판다. 선산장에서는 반찬도 곁들여 장사를 하고 있다.
와플과 삶은 옥수수는 그날 팔 양만큼만 준비한다. 국화빵은 집에서 만든 반죽을 24시간 숙성시켜 만들기 때문에 맛이 좋다고 한다. 국화빵 굽는 쇠판 4개를 동시에 가동시켜도 쉴 틈 없이 구워야 할 정도로 잘 팔린다. 약 15㎏ 정도 무게의 쇠판에는 19개의 구멍이 있으니 76개의 국화빵이 연쇄적으로 구워진다. 국화빵이 나오는 데는 10분 정도 소요된다. 손님이 왕창 몰려들어 줄을 서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젊은 아가씨 단골손님은 "퇴근 때는 와플이 떨어져서 미리 와서 산다"고 말했다. 퇴근 후에 오면 없어 살 수 없을 만큼 맛도 좋고 인기가 있다고 한다.
부인 임 씨는 "남편은 한마디로 나를 웃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그야말로 보약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난전에서의 삶을 견디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덕이 크다고 남편 자랑에 여념이 없다. 남편 김 씨도 "부모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예쁘게 자라준 자식들이 고맙고 더 큰 보람"이라며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육군 부사관이 된 아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니다. 헝그리 정신으로 장터의 삶을 극복하고 인생 역전을 만들어 낸 이들 부부에게도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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