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 만에 어두운 바닷속에서 올라와 전체 모습을 드러내 그동안 사고 원인을 두고 제기된 숱한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밤 수면 위로 완전히 부상한 세월호는 곳곳이 녹슬고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지만 원형이 크게 변형된 모습은 아니다.
정부와 수사기관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각종 음모론이 제기됐고, 이 때문에 선체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로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과 정부는 세월호가 선체 복원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조타수의 부적절한 조타로 무리하게 실은 화물이 쏟아지면서 균형을 잃고 침몰한 것으로 결론 낸 바 있다.
그러나 세월호에 대한 음모론과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의혹 제기는 다음과 같다.
▷바닷속에 있는 동안 암초나 다른 선박에 부딪쳤다거나 폭침을 당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작년에는 잠수함 충돌설까지 제기됐다.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서 균열 등 외부 충격에 의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잠수함 충돌설을 제기한 네티즌 '자로'는 세월호가 좌현 밑바닥 쪽이 잠수함 등과 충돌해 침몰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가 현재 왼쪽으로 누운 상태여서 선체 좌측이 어떤 상태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가 기계 결함으로 인해 침몰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대법원은 2015년 업무상 과실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조타수에 대해 "조타 실수보다는 조타기의 결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정부가 발표한 사고 원인에 대해 법원도 의문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세월호의 램프(화물 출입구)가 사고 당시 열려 바닷물이 유입되는 바람에 침몰했다는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인양 과정에서 세월호의 선미 좌측 램프가 열린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대로 세월호가 화물 과적으로 인해 침몰했다고 받아들인다 해도 화물 자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쓸 철근을 과다적재하는 바람에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것이다. 과연 세월호가 외부 충격이나 조타기 등 기계 결함으로 침몰했는지, 철근을 과다 적재했는지 등은 이르면 28일 출범하는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선체 내부 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해수부는 가장 중요한 9명의 미수습자 수습과 유류품 등을 찾아내기 위해선 조사 인력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객실 부분만 절단해 누워 있는 상태를 바로 세우고, 찌그러진 부분은 일부를 잘라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사고 원인을 제대로 조사하려면 선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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