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7세의 원로화가 신석필 화백의 초대전이 28일(화)부터 예송갤러리에서 열린다. 북한 황해도 해주 사리원 출신인 신 화백은 1951년 1·4후퇴 때 남쪽으로 피란와 대구에 정착한 실향민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산의 아픔이 녹아 있다.
잠시 머물다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했으나 끝내 가지 못하고 대구에 머물게 된 신 화백은 살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참혹한 전쟁을 겪으면서도 자연과 대상의 아득한 면모를 작품에 담았다. 자연 풍경과 함께 전후 피폐한 현실에서 본능적으로 어려운 삶을 지탱해나가는 여인상을 화폭에 담았다. 그가 그려낸 여인상은 전후 남성들이 비운 가장의 자리를 대신하는 여성 가장의 현실을 담은 것으로, 고달픈 상황 속에서 경험한 생존의 치열함과 모성애의 희생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신 화백은 이처럼 향수의 미학으로 대상을 변형, 왜곡시키면서도 그만이 지닌 독특한 내면세계를 표현해내고 있다. 동심이 가득한 내적 시각을 통해 잃어버린 고향,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에 대한 영원한 향수를 담아 내는가 하면 신비와 환상, 몽환적이고 신화적인 분위기를 띠면서 고요한 정적감이 감도는 신비한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불사조와 집시, 인물화, 풍경, 추상 등 실향의 아픔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 4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1, 2부로 나눠 열린다. 28일부터 4월 3일(월)까지 진행되는 1부는 최신 작품이, 2부(4월 4~10일)는 소장 작품이 전시된다. 053)426-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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