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체율 떨어져도 연체액 급증, 2금융 가계 부채 관리 '경고음'

금융위 대출 감독규정 강화, 다중채무자 충담금 더 늘려

제2금융권의 연체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연체액은 급증하고 있어 가계 부채 관리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7%를 기록, 전년 말(0.58%) 대비 0.11%포인트(p) 감소했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0.33%에서 0.26%로 떨어지면서 연체액도 1조8천600억원에서 1조5천800억원으로 14.8%(2천8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제2금융권 사정은 은행과 다르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소폭 오르거나 1%p 넘게 떨어졌지만, 연체액 자체는 둘 다 크게 늘었다.

카드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 대출의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은 2.26%로 전년 말 대비 0.02%p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카드 대출 잔액은 31조7천억원에서 34조4천억원으로 8.5%(2조7천억원) 늘어나면서 연체액은 7천100억원에서 8천900억원으로 26.05%(1천8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연체율이 떨어졌지만 연체액은 늘어났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5.7%로 전년 말(6.4%) 대비 1.1%p 줄었다.

그러나 가계대출 연체액은 1천40억원으로 전년 말(930억원) 대비 11.9%(110억원) 늘었다.

연체율이 떨어졌지만 전체 가계대출액이 13조6천936억원에서 18조2천849억원으로 33.5%나 증가하면서 연체액 자체는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체율이 낮다는 이유로 해당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좋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경고한다.

연체율은 연체액을 연체잔액으로 나눈 값인데, 최근 연체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연체액이 늘어도 대출잔액이라는 모수가 더 빨리 늘어나면 연체율이 떨어져 건전성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체율이 선행지표가 아닌 전형적인 동행지표인 탓도 있다.

대출이 나가면 처음에는 이자를 잘 내 연체율이 떨어지지만,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금리가 오르면 이자 상환에 부담이 생기면서 연체율도 함께 오르는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연체율이 올라가고 그제야 현실이 반영한다.

정부에서도 제2금융권에 대한 건전성 관리에 들어선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연 20%의 고금리 대출이나 다중채무자의 대출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최대 50% 더 쌓도록 감독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제2금융권 건전성 지표 추이와 가계대출 증가 추이 등을 보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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