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절대평가제로 가나?

교육부 "전면 적용 정책연구 중" 5∼6월 공청회 거쳐 7월 중 결론

고등학교 내신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제로 전면 전환할지 여부가 7월 중에 결론난다. 내신 성적이 입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절대평가제 전환이 확정되면 대학 입시는 물론 학교 현장, 사교육 시장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6일 "고교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전면 적용 여부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5, 6월 공청회,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7월 중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되는 내신 성적은 현재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 점수와 상대평가인 석차 9등급제 점수가 병행 표기된다. 성취평가제는 교과목별 성취 수준에 따라 A(90% 이상)부터 E까지 5개 등급을 부여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9등급제는 과목별 응시인원 등수에 따라 상위 4%는 1등급, 4∼11%는 2등급, 11∼23%는 3등급 등으로 점수를 매기는 상대평가다.

9등급 점수는 대학 입시에서 실질적 '전형요소'로 반영돼 왔다. 교육부가 고교 내신 경쟁을 막고자 2014년부터 전국 모든 고교에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를 도입했지만 대입에서는 여전히 상대평가 점수가 활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내신 점수 따기 경쟁이 여전하고, 이로 인한 사교육 문제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교육부가 절대평가 전환을 결론 내려는 배경에는 2015 개정교육과정이 내년 고교 1학년부터 시작된다는 점도 작용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이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토론'참여형 수업을 늘리는 것인데, 이는 결국 평가방식도 절대평가 체제로 가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선 9등급제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내신 부풀리기로 인한 학생부 신뢰도 저하, 내신 변별력 약화, 대학별 고사 부활 등의 우려 때문이다. 박운용 성광고 교장은 "고교 내신이 무력화되면 대학에서는 본고사형 선발이 부활할 것이고, 이는 학생과 일반고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면서 "우수 학생들의 수성구 쏠림현상이 가속화되어 지역 간 학력 격차가 지금보다 더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곽병권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대륜고 교사)도 "내신 전면 절대평가로의 전환 여부는 오는 7월에 발표할 수능 개편안과 같은 방향으로 결정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상위권 대학들이 대학별 고사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기에 특목'자사고, 명문고에 입학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내신 변별력이 줄어든 학종은 문제점이 많아 대부분의 교사가 내신 절대평가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