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 정보의 시장 이론은 어느 한 쪽의 시장이 다른 시장보다 더 좋은 정보를 많이 가질 때 '역선택'과 같은 결과가 발생할 소지가 커진다는 이론이다. 스티글리츠와 마이클 스펜스, 조지 애커로프가 정립한 이 이론은 정보 소유의 불균형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많이 해소되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정보에 접근하고 습득하는 경로가 더욱 다양해졌지만, 넘치는 정보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해석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에는 여전히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품질에 대하여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때 구매자는 바가지를 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정보를 많이 가진 판매자가 말썽 많은 자동차를 팔 가능성을 구매자는 판매자를 믿지 않는다. 성능이 좋은 중고차 판매자는 잠재적 구매자에게 자동차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설득할 길이 없다. 성능 좋은 중고차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썽 부리는 차만 남는 이유다.
어떤 지역이 재개발되는 정보를 아는 사람은 부동산을 사고, 그 사실을 모르는 주인은 헐값에 땅을 팔게 될 때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이 발생하게 된다.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 모두 재개발 정보를 알고 있다면 대칭이고, 어느 한 쪽이 모를 때 비대칭이다.
기업은 내부자인 경영자가 자신의 기업에 대해 외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정보를 가진 경우도 비대칭 정보 상황의 하나다.
정보 비대칭이 존재하면 거래 주체들이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거래할 때에 비해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발생하여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이 생긴다. 도덕적 해이란 정보 우위에 있는 거래 주체의 부당행위가 부정부패로 발전하는 경우를 말하며, 역선택은 거래 시 정보열위에 있는 자가 불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사회는 좋은 학벌에 안정된 직업, 이른바 힘있는 자리의 사람과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비대칭 정보를 독점하여 부를 독식하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서로 고급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여 부를 더욱 확대하려는 욕심이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다.
경제 활동에서 개개인에게 균등한 기회 보장,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 부당한 경제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이상(理想)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의 노력과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작일 수도 있다.
사회 지도층은 보통 사람들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감을 발휘해야만 사회 갈등의 요인들이 줄어들고 경제 활동도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이들의 높은 도덕 수준은 일반 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도덕 수준을 높일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