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창] 김정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막아야

동국대(학사
동국대(학사'석사'박사) 졸업. 현 한국국제정치학회 북한통일분과위원회 위원장. 현 북한연구학회 이사. 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

北도 ICBM 시험발사 실패 땐 부담

성공 발사 위한 기술력 향상에 주력

내달 트럼프-시진핑 양국 정상회담

김정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 필요

북한이 미국 본토에 핵탄두를 실어 날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언급을 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 조치가 현실화되는 것인가 하는 우려도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어느 때보다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서해 발사장에서 자체 개발한 ICBM 엔진 성능시험인 이른바,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했다. 이 시험은 ICBM 개발에 필수적인 미사일 엔진의 추진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번 시험은 북한이 2016년 9월 실시한 지상분출시험보다 진일보한 수준을 보여주었다. 주엔진 1개에 보조엔진 4개를 묶어 시험이 이뤄짐으로써 ICBM이 비행하는 데 보다 안정감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엔진의 추진력도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ICBM 엔진 성능시험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추가적인 핵실험보다 ICBM 발사가 훨씬 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에게 ICBM 발사는 핵실험보다 후폭풍이 세다. 북한의 핵폭탄 보유가 거의 이뤄진 지금, 미국인들에게 관심은 그 핵폭탄을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느냐다. 즉, ICBM 발사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북한이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ICBM 개발은 미국인들을 공황상태에 빠뜨리고, 발사 기술의 진전은 트럼프의 행동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북한의 ICBM 보유까지는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할 2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ICBM 발사 시 핵탄두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고열과 엄청난 충격을 견딜 수 있는 합금 기술의 확보다. 또 하나는 그 ICBM이 장거리를 날아가기 때문에 정확하게 탄착 지점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의 확보다. 이 두 능력은 아직 북한이 국제사회에 보여준 바 없다. 이것은 북한이 직접 ICBM을 시험 발사해야만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ICBM 시험 발사는 북한의 과제이자 부담인 셈이다. 한 번의 ICBM 발사에서 성공하거나 성공에 근접하지 못하면, 북한으로서는 기술 수준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실질 능력을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성공을 전제로 북한이 ICBM 발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는 것이다. 오히려 북한으로서는 지금 당장 ICBM 발사보다는 당분간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IR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시험에 집중하면서 ICBM 발사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ICBM 발사 카드를 써버리기보다 주머니 속에 넣고 만지작거릴 때, 훨씬 전략적으로 이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북한으로선 ICBM의 완벽한 발사를 위한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시점에서 4월 초 워싱턴에서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이 김정은의 ICBM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이를 위해 양 정상이 상호 노력한다는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유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지금, 양 정상이 ICBM 개발에 대한 강력한 우려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반도 정세 변화의 분수령이 될 이번 회담에서 핵 문제, 사드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 미중 간에 첨예한 현안들에 대한 총체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 양 정상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마침표를 찍는 ICBM 개발을 중단시키는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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