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라볼라 안테나' 손수 제작, 2천여만원 아꼈다

대구과학관 전시품 연구·개발, 주문 제작 땐 2개 2천만원 수준

27일 국립대구과학관에서 김덕규(왼쪽에서 두 번째) 관장과 연구원들이 직접 연구
27일 국립대구과학관에서 김덕규(왼쪽에서 두 번째) 관장과 연구원들이 직접 연구'개발로 제작해 예산을 크게 절감한 파라볼라 안테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국립대구과학관(대구 달성군 유가면 상리)이 과학 전시품을 자체 연구'개발하는 노력 끝에 수천만원의 예산을 아껴 화제다. 직원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만큼 전시품 유지'보수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손수 해낸 직원들의 성취감은 덤이다.

과학관 1층 로비 양쪽 끝에는 둥근 접시 형태의 '파라볼라 안테나'(지름 2.4m)가 있다. 마주한 채 설치하면 작은 소리도 먼 거리까지 서로 통신이 가능해 전시명은 '속삭임 접시'다.

과학관은 지난해 10월 음파가 반사돼 멀리까지 전달되는 원리를 알려주는 속삭임 접시를 전시하려고 전문 제작업체에 1.8m 안테나 2개 설치를 문의했다. 하지만 업체가 제시한 비용은 무려 2천만원 수준이었다. 김덕규 관장과 과학관 직원들이 외부 제작을 포기하고 머리를 맞대게 된 이유였다. 전시품 제작업체가 한정돼 있어 부르는 게 값이라는 판단이었다.

이들은 기성품 안테나를 전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예상대로 기성품 가격은 주문 제작품보다 훨씬 저렴했다. 과학관이 선택한 대만제 2.4m 안테나의 인터넷 최저가는 '단돈' 110만원(2개). 성능 역시 뛰어나 최장 50m까지 음파가 전달됐다.

기성품 안테나를 구입한 과학관은 대구에서 금속 주물을 다루는 업체에 전시구조물 설치를 의뢰했다. 그 결과 두 달여 만에 멋진 속삭임 접시를 전시할 수 있게 됐다. 구입에서 설치까지 든 비용이 5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같은 크기의 안테나를 전시품 제작업체에 의뢰했다면 6배나 많은 3천만원 이상이 들 뻔했다.

김 관장은 "제작업체에 의뢰했다면 업체 간 가격 비교를 하고 제작을 지켜보는 일이 전부였을 것"이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손길이 들어가다 보니 직원들도 상당히 뿌듯해한다. 이런 성취감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대구과학관은 직원들이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공작실도 운영하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