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권 후보 경쟁에 뛰어든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진태 국회의원을 잇따라 만났다. 노동부장관과 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관록의 이 전 최고위원은 "다양한 관료 경험을 나만큼 한 사람이 없다"며 전략과 역량을 갖춘 자신이 대한민국 차기 정권을 이끌 적임자라고 했다. 태극기집회의 상징 정치인으로 부각된 김진태 의원은 "나는 할 말을 하는 후보이자 가장 공정한 후보"라며 국민들이 자신을 선택해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인제 "지방에 경제권력 넘겨야"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리더십이 표류하고 사회경제적 위기가 닥쳤으며 안보위기가 폭발 직전이다. 분열과 대립,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새로운 성장시대를 열어야 하고 대통합을 통한 통일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것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다.
-왜 이인제여야 하나.
▶지금 사회경제적 위기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 위기는 원인이 너무 복잡하고 복합적이다. 그 때문에 풍부한 경험과 경륜, 시련을 이겨낸 강인한 정신력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 나도 부족하지만 나는 경험에서 가장 앞선다.
-어떤 경험을 갖고 있나.
▶노동부장관 하면서 고용보험을 도입했다. 혁명적인 것이었다. 모두가 반대했다. 재계부터 모두 반대하고 나섰다. 나는 책상을 한 번 뒤집어엎어 버렸다. 그리고 결국 도입했다. 몇 년 만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대규모 실업 상황이 왔는데 고용보험이 사회안전망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 경기도지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중소기업 신용보증재단을 도입하고 경기 사이언스파크를 만들었다.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여성능력개발센터도 세웠다. 이 모든 것들은 이후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한 모델들이다. 여성능력개발센터는 UN까지 인정한 사업이었다.
-어떤 나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가.
▶어떤 문제든지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개혁의 수단과 방법을 알 수 있다. 오늘 닥친 위기, 즉 투자와 성장의 정지 문제를 쾌도난마 격으로 풀기 위해서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그리고 규제만 생산하는 공무원 조직을 바꿔야 한다. 노동시장도 개혁해야 한다. 강성 귀족노조는 반드시 도려내야 한다. 노조는 노동자에게 봉사하는 조직이다. 권력단체도, 정치투쟁단체도 아니다. 영국의 대처 총리처럼 노동시장 개혁을 이룰 것이다.
-대북 정책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대북 포용 정책은 목표와 이상은 좋았다. 하지만 그 대상을 북한 체제로 잡았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했어야 했는데 반대였다. 이런 와중에 국제사회도, 우리나라 역대 정권도 모두 북한에 속았다. 북한이 20여 년간 미국도 갖고 놀았다. 미국이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고 선언하지 않았는가. 독일은 동독에 현금을 주지 않았다. 청산결제계좌 등을 이용해 지원은 했지만 현금을 직접 주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현금이었다. 인도적 사업은 지원하되 현금 공여 등 북한 체제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 북한 주민들이 변화 의지를 갖도록 우리가 전략 전술을 동원해야 한다. 그래야 민족 자주적 통일을 할 수 있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이 되면 6개월 내 헌법 개정을 마무리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할 것이다. 권력이 대통령에게 모여 있는 한 연정을 할 수 없다. 권력이 국회로 오면 연정이 가능하다. 내정은 내각제 형태로 국회에, 외치는 대통령에게 주는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정 표류를 끝내야 한다.
-지방분권은 어떻게 생각하나.
▶지혜로운 국민들은 대도시를 싫어한다. 선진국 사례가 그렇다. 독일에는 인구 30만 명이 넘는 도시가 거의 없다. 유럽의 관문이라 불리는 프랑크푸르트도 30만 명이 안 된다. 지역 균형발전이 왜 필요한지, 서구 선진국 도시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방에 조세와 서민경제, 금융 등 경제권력을 넘겨줘야 한다. 교육자치권도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 민생경찰권도 마찬가지다. 왜 중앙에서 경찰권을 모두 쥐고 있나? 권력을 지방으로 줘야 한다. 권력이 넘어가면 지방에 기회가 생기고, 사람'돈'성장이 만들어진다.
◇ 김진태 "분권형 대통령제 회의적"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복원하는 것이다. 좌경화와 우리 정체성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았다. 돌려놔야 한다.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대선에 나왔다.
-왜 김진태여야 하나?
▶나는 신상품이다. 젊다. 처음 나왔다. 원칙 없는 기성 정치인과는 다르다. 기성 정치인들은 어떤가? 표를 구걸한다.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툭 하면 원칙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질까?
-개헌에 대한 입장과 로드맵이 있나?
▶현실적으로 대선 전 개헌은 어려울 것 같다. 용광로 같은 대선 정국에서 개헌을 정치권에서 합의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권력 나눠 먹기식의 졸속 개헌은 더더욱 안 된다. 처음 개헌 논의가 나오게 된 배경은 '5년 단임제'가 문제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논의의 주제 자체가 바뀌었다. 이런 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개헌을 할 때 기본권, 권력구조 개편 등은 필요하다고 보나?
▶기본권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정치권 내에서도 쉽게 타협하기가 어렵다. 또 여기저기 의견을 듣다 보면 사회주의적인 요소가 파고들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이번에는 기본권에 손을 대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권력구조와 관련해서도 현재와 같은 분단 상황에서 국회에 힘을 실어주도록 하는 내각제 개헌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내각제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분권형 대통령제나 4년 중임제 등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권한을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4년 중임제' 정도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 지금 국회는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권력을 주는 것은 반대한다. 4년 중임제 대통령제로 하고 대통령 권한도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맞다고 본다.
-남북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대북정책은 박근혜정부가 가장 잘한 부분이다. (박근혜정부의 정책대로) 단호하고 일관되게 이어나가야 한다. (북한 정권은) 가만히 둬도 자연히 붕괴된다. 단호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 전략은 무엇인가?
▶강원도 출신이다. 대표적인 소외 지역이다. 다른 지방보다 더 많은 소외감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현재 지방의 분권 비율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낙제점이다. 인사와 지방 재정, 지방자치 입법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지방으로 대폭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다만, 권한은 주되 자치단체장의 전횡을 막을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강성 친박 이미지가 강하다. 표의 확장성에 우려하는 시각도 많은데?
▶강성도 아니고 친박도 아니다. 부드럽게 생기지 않았나. 강원도 감자바위다. 실제 놀기도 좋아하고, 지역 행사에서는 춤을 개발해서 이른바 '삽질 댄스'도 만들었다. 유튜브에서 찾아봐라. 부드러운 사람이다. 하지만 '강성'으로 불리는 것은 시대가 만든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혼자 버티다 보니 강성이 된 것 같다.
-평화흡수통일론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는데. 내용이 뭔가?
▶'흡수통일'의 반대가 '평화통일'이 아니다. 그것은 '대등통일'이다. 북한과 대등하게 통일한다면 그것은 연방제 통일 아닌가. 연방제 통일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 체제로 자연스럽게, 평화적으로 흡수하는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대입 수시 폐지와 공무원 가산점제 전면 개편 등의 공약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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