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병원 기준 "너무 깐깐하네" 신청 포기 속출

평가 시점 소급에 상대평가, 전국 60여 곳 준비하다 분통

3기를 맞는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지정 평가를 앞두고 지역 중소병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선정 기준이 대폭 강화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규 신청을 아예 포기하는 병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 2월 전문병원 선정기준을 강화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필수 진료과목, 병상 등의 평가 대상 기간을 전년도 12월 말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또 의료 질 평가를 새로 도입하고, 평가지표도 기존의 절대평가 대신 상대평가를 확대했다. 이 밖에도 전문병원 지원을 하려면 미리 받아야 하는 '의료기관 인증평가'에서 감염관리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올 연말 3기 지정 신청을 준비하던 중소병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평가 대상 기간 때문이다. 바뀐 기준이 발표된 건 지난 2월이지만, 정작 평가 대상 기간은 이보다 두 달 앞선 2016년 12월 말이어서 지정 신청을 할래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구의 한 화상치료병원 관계자는 "신청 전까지 필수 진료과목인 내과를 갖출 계획이었는데 소용없게 됐다"면서 "전국적으로 60여 개 병원이 3기 신규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가지표를 모두 상대평가로 바꾼 점도 반발을 사고 있다. 개정안은 임상 질 평가지표 20개 지침을 상대평가로 진행한다. 1차 절대평가에서 지정 기준을 충족해도 2차 상대평가에서 병원 간 경쟁에서 밀리면 탈락하게 되는 셈이다.

전문병원 지원 전에 받아야 하는 의료기관 인증평가도 걸림돌이다. 앞서 1, 2기에 전문병원 지정을 받은 대구 한 여성병원은 이 때문에 3기 지원을 포기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감염관리 기준이 강화되면서 영세한 중소병원들도 갖춰야 할 것이 너무 많아졌다"며 "특히 산부인과는 전문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필수인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한편 복지부는 다음 달 중으로 전문병원과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5월 중 신청 공고를 낼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특정 진료과목이나 질환에 대하여 난도 높은 의료 행위를 하는 우수한 의료기관을 보건복지부가 평가해 지정한다. 지정 기간은 2년이며 대구에는 15곳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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