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점사업 예산은 깎고 외유 떠난 문경시의원들

9명 중 7명 뉴질랜드 해외연수…오클랜드시청 방문 외 관광 즐겨

문경시 역점사업과 관련된 갖가지 예산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무더기로 삭감해 사업 차질을 빚게 한 문경시의회(본지 2016년 12월 21일 자 12면 보도)가 자신들은 3천여만원(1인당 257만원)의 혈세를 들여 뉴질랜드로 관광성 외유를 떠나 눈총을 받고 있다.

문경시가 AI(조류인플루엔자) 비상근무 중인 지난 27일 문경시의회 의원 9명 중 7명은 4박 6일 일정으로 뉴질랜드로 떠났다. 시의원은 7명이지만 수행을 위해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시의회 공무원 5명도 함께 떠났다.

이들의 해외연수에 소요된 혈세는 3천84만원으로, 1인당 257만원이다. 시의원들은 30만원씩을 각자 자부담했다고 강조했다.

'지역발전 기여 차원의 해외연수'라는 계획서 설명과 달리 일정을 보면 1시간가량 오클랜드시청을 방문하는 것 외에는 스카이타워, 오클랜드 도메인공원, 로토루아호수, 온천'스파 체험, 와이토모 동굴, 쇼핑몰 등 관광성 코스로 채워져 있다. 문경시의회 한 관계자는 "시의원들이 동남아시아'유럽'미국 등지에는 모두 다녀왔기 때문에 협의 끝에 아직 못 가 본 뉴질랜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경시의회는 지난해 말 문경시의 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된 업무추진비 20여 개 항목을 전액 또는 대폭 삭감했고, 특히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른 문경역사 건립을 위한 국내 사례 실사비 4천만원과 해외 벤치마킹 비용 2천만원을 전액 삭감해 무산시켰다.

자칫 관광성 방문으로 예산을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반면 자신들의 치적이 될 수 있는 지역구 민원사업 등을 비롯한 재량사업비는 거의 손을 대지 않거나 오히려 증액시켰다. 당시 문경시 안팎에서는 "그동안 시의회가 입이 닳도록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확대하며,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동안 발언과 전혀 다른 행동이 예산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시의원들이 문경시 현안사업보다 해외여행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뉴질랜드 관광이 지역발전에 어떻게 기여한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러려고 시의원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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