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보수 재건 기대한다

유승민 의원이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제 관심사는 유 후보가 본선에서 선전할지 여부다. 그러나 상황은 매우 어렵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의 지지율은 그야말로 바닥이다.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 유 후보의 지지율은 2.2%에 그쳤다. 정당 지지율은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에도 뒤진다.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전에 탄핵 심판 이후에는 지지율 추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변화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유 후보 개인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라 최순실 사태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보수 전체가 받은 타격에 있다고 봐야 한다. 유 후보가 박 전 대통령에게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지난해 총선에서는 공천도 받지 못하는 등 친박 세력과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보수라는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보수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의 편향에서 그런 부정적 이미지와 거리가 있는 유 후보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유 후보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바로 보수의 재건이다. 유 후보도 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보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라며 "이 땅의 보수를 새로 세우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보수가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안보는 철저히 지키되 경제'사회 정책은 약자와 소외 계층을 배려한다는 그의 노선은 우리의 지정학적'시대적 요구에 잘 부응한다. 특히 안보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안보관은 믿음이 간다.

이런 점에 유권자가 주목한다면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바로 보수의 결집이다. 지금 대선 판도의 주도권은 야당이 쥐고 있다. 그러나 보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돼 있다. 후보 단일화든 연대든 힘을 합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유 후보는 이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행동 방향을 정해야 한다. 앞으로 끝까지 완주할 것이냐 아니면 보수 재건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냐를 판단해야 할 시점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때 결정의 기준은 보수의 결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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