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래권력도 반면교사 삼아야"…"전두환·노태우만큼 잘못했나"

대구경북 극과 극 반응

3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서울구치소 정문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3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서울구치소 정문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되면서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과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으로 엇갈렸다.

◆"사필귀정"

18차례에 걸친 촛불집회를 이어갔던 대구시민사회단체는 "사필귀정이자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서승엽 대구시민행동 대변인은 "국민은 권력의 부정부패를 절대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미래 권력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대구경북이 제발 독재의 환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젊은 층도 법원의 결정을 반겼다. 강희구(28'대구 수성구) 씨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은 공고했던 기득권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철저히 수사해 혐의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인 윤정식(56'포항시 남구 대잠동) 씨는 "많은 면에서 '상식'적이지 않았던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이제야 '상식'이 통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재판을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정말 이번 결정이 적폐 청산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나쁜 전통"

황동환(77'대구 서구)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앞서 구속됐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만큼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법원이 정치적인 결정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40대 주부는 "여성이어서 가혹한 여론의 비판을 받은 측면도 있다"며 "우리 사회가 아직은 여성 지도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 전병억(78) 이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구속까지 돼 참으로 안타깝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며 "이른 시일에 수사가 마무리되고,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사면으로 풀려났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

이재업 (사)유교문화보존회장은 "국가 권력기관들이 '대통령 구속'이라는 역사적으로 나쁜 전통을 만들었다"며 "탄핵과 사실상의 가택 칩거, 향후 형사 책임에 따른 재판 등으로 대통령직 파면과 함께 정치적 손발이 잘린 상태에서 구속까지 시킬 필요가 있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대통령 구속과 사법처리 등이 국가 경쟁력과 국격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조작된 탄핵"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등으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이하 국민저항본부)는 1일 오후 2시 서울 대한문과 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대한민국 국시를 바꾸려는 국가반란세력들에 의한 조작된 탄핵"이라고 규정하고 "9회 말 2아웃,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 중이다.

박사모 대구본부 회원들도 1일 새벽 전세버스 40여 대를 동원해 서울로 향한다. 전향운 대구본부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순간까지도 기대를 했었지만 결국 님은 차가운 구치소로 가셨습니다"라며 "이젠 더욱더 단결하고 심기일전해야 합니다. (서울로) 갑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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