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노랗게 피어나는 복수초를 보면 누구나 감탄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개나리, 목련, 산수유, 벚꽃 등 온갖 꽃들이 피는 봄은 우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
옛날에는 화단에 심어서 제 계절에 피는 꽃들만 감상하는 관상용이 전부였다. 생활이 아파트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꽃을 우리 집 안으로 끌어들여 장식, 힐링, 식용으로까지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요즈음은 하우스 재배로 일년 내내 계절에 관계없이 아름다운 꽃들을 곁에 두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꽃 소비 형태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꽃 활용 방법은 아직 미흡하다. 우선 소비량이 적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꽃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 다르다. 일본은 도로변이나 집 앞 공터, 마당, 담장, 창틀, 옥상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곳곳에 꽃을 심어 키우고 있다. 식당에 가도 출입문, 식탁, 화장실 등 조그마한 공간만 있으면 꽃을 두어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해주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이렇듯 꽃의 활용도가 다양해졌음에도 우리는 '꽃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이 즐기는 사치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좋은 날과 슬픈 날, 기념일에만 꽃으로 자기의 마음을 대신 전달하는 게 보통이다. 이런 식의 꽃 소비가 전체 꽃 소비량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꽃을 생활화'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양이다.
점점 각박해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마음의 여유를 즐길 틈이 없다고도 하고, 힐링이 되는 것을 찾고 있으나, 찾기가 어렵다고도 한다.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으로 꽃이나 식물은 어떨까? 쉽게 접하고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내성도 생기지 않으며, 경제적인 꽃 한 다발을 추천한다. 꽃을 많이 보고 자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심성이 여유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집 안 공기를 청정하게 하는 데 몇 그루의 식물을 두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도 많이 있다. 하지만, 나라가 힘들고 경제도 어렵기 때문에 꽃을 사치품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이런 상황일수록 적은 비용으로 봄의 전령사인 노랑 프리지어, 또는 한 송이의 장미를 유리병에 꽂아 보거나 산동백 한 묶음을 항아리에 꽂아 거실 한 모퉁이에 놔둬 보자. 온 집 안에 퍼지는 화사한 꽃향기로 인해 행복해질 것이다. 최근 꽃을 구입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취미로 직업으로 꽃을 접하는 플로리스트 직업도 인기다.
꽃을 늘 가까이하는 우리는 다른 직업의 소유자보다 정말로 행복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꽃을 필요로 하는 용도는 각자가 다 다르지만, 같은 꽃을 가지고서 다른 모양을 내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우리는 마술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난 한 주간 수고한 나를 위해, 나의 생일을 위해, 병원에서 빠른 회복을 바라며, 슬픈 일을 잘 극복하라는 격려를 담아, 기쁜 일을 더 즐기기 위해,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나를 위한' 꽃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한 송이의 작은 꽃으로 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한 알의 건강보조식품보다 훨씬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송이의 꽃이라도 보고 즐기는 것을 '생활화'하자. 꽃이 주는 작은 행복도 누릴 수 있고, 어려움에 처한 화원업계를 돕는 행복한 단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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