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 지상 갤러리] 석재 서병오 ⑥송학연귀(松鶴蓮龜)

회갑 축하연 9명의 시, 석재 혼자 글씨로 옮겨

一別桃花已昔年(일별도화이석년) 更尋楓葉未霜天(갱심풍엽미상천) 蓂回再甲宜雙老(명회재갑의쌍로) 菊過重陽醉幾仙(국과중양취기선) 繪像奉香如在上(회상봉향여재상) 堊廬從禮不修邊(악려종례불수변) 半山虹月藏書閣(반산홍월장서각) 劉向論經父子傳(유향논경부자전) -石齋 徐丙五(석재 서병오)

"복사꽃 필 무렵 이별한 지 이미 옛날인데, 다시 단풍잎 서리에 물들지 않을 때 찾아왔네. 책력이 돌아 환갑 되니 두 노인 어울리고, 중양절 지난 국화주로 몇 신선을 취하게 했나. 화상에 향불 받들어 위에 있는 듯 대하고, 여묘에 예를 따르며 겉치레 일삼지 않았네. 산중턱에 뜬 달이 비치는 장서각에, 경전 강론한 유향같이 부자간에 전하네." -석재 서병오

이 시는 어느 분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회갑을 맞아 부부의 해로를 빌고 자식들의 효성을 칭찬하는 내용이다. 서병오의 친필로 된 두루마리 형태의 시축(詩軸)으로, 전체 작품의 크기는 길이 950㎝, 폭 32㎝이다.

시의 제목인 '송학연귀'(松鶴蓮龜), 즉 장수와 고결함을 상징하는 소나무, 학, 연꽃, 거북을 크게 쓰고, 다음으로 작은 글씨로 칠언율시의 운자인 '년(年), 천(天), 선(仙), 변(邊), 전(傳)'을 적고, 약간 비스듬히 바위에 자란 국화와 대나무를 그렸다.

이 시축은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아홉 명의 사람이 지은 시를 석재 혼자 전체 글씨로 옮긴 보기 드문 귀한 자료이다. 이 작품은 당시에 두루마리 족자 형태로 고급스럽게 표구하였으며, 아주 잘 보관된 편에 속한다.

석재는 시와 글씨, 그림에 뛰어나 삼절(三絶:詩'書'畵)로 칭송이 자자했을 뿐만 아니라 거문고, 바둑, 장기, 의술, 언변에 출중한 재능이 있어 팔능거사(八能居士)로 통하였다. 팔능 가운데에서도 특히 한시에 제일 능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평소 시마(詩魔)에 가까울 정도로 한시 창작에 조예가 있다고 알려진 석재는 즉흥시에 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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