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연극계에 '우먼 파워'가 거세다. 배우, 연출, 스태프를 비롯해 극단 내부 인적 구성 등 연극계 어느 분야나 '여성 파워'가 막강하다.
연극 장르의 직업적 특성 때문인가, 지역 여성 연극인들의 '센 기' 덕인가. 대구 연극계에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을 짚어보았다.
◆올 대구연극상 여성들 휩쓸어=지난달 17일 열렸던 올 대구연극제 시상식장에서는 유독 여성 배우들의 호출이 잦았다. 대상(극단고도 김예진), 최우수연기상(김예진), 우수상(황현아), 신인연기상(박인경) 등 여성들이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도 여성 수상자 수가 올해와 비슷했던 점을 고려할 때 극단에서 여성 배우들의 활약은 이제 시대적 흐름인 듯싶다.
대구시립극단 최주환 예술감독은 "최근 여성 전업 연기자들이 늘어나면서 충분한 연습, 연구를 통해 이들의 연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며 "시립극단의 김미화 씨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 캐스팅된 것은 이 같은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배우'연출…종횡무진=현재 대구 전문연극단체 중 여성이 대표인 곳은 8곳. 이 극단들의 특징은 대표들이 대부분 1인 다역의 멀티형이라는 점이다. 빠듯한 극단 살림에 생계 전략일 수도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극단 고도 김예진 대표는 이번 대구연극제에서 배우로 참가해 대상을 받았다. 이처럼 대표가 배우를 겸임하는 단체는 극단 '가인'의 김성희, 극단 '예전'의 이미정, 극단 '동성로'의 최영주, 극단 '기차'의 이나경, 극단 '구리거울'의 김미정, 극단 '미르'의 여혜진, 극단 '원각사'의 김미향 등이다. 또 이들 중 상당수는 연출, 극작에 평론까지 직접 나서고 있다. 극단 '동성로' 최영주 대표는 "현재 여성 대표 대부분이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라며 "극단 경영 외에도 오랜 경험을 살려 자신의 연극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 대표로서의 장점과 단점=여성이 극단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극단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또 여성 대표라는 사회적 편견도 남아 있다. 극단 '가인'의 김성희 대표는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과거 남성 위주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사회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며 "모임이나 교류, 정보 특히 관(官)과의 접촉에서 위축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반면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은 극단을 이끌어가는 데 큰 자산이 되기도 한다. 극단 '동성로'의 최영주 대표는 "연극 현장에서는 배우, 스태프들과 많이 부딪칠 수밖에 없는데 이런 문제 해결에 여성성이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극단 '기차'의 이나경 대표도 "여성들이 남성보다 내면에 대한 성찰이나 작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 작품이 더 깊이가 있다"고 말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대구 극단의 '우먼 파워'는 지역 극단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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