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민심 르포-강원]"금강산 육로관광 재개·올림픽 성공 개최…먹고 사는 문제 해결 줄 후보에 투표할 것"

"매번 보수 후보 찍어주니 푸대접…후보들 방문 뜸해, 분위기 싸늘"

보수 텃밭으로 통하던 강원도 민심은 눈앞에 놓인 선택지를 아직 고르지는 못한 눈치다. 혼란스러운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우선 적지 않은 도민들이 먹고사는 문제 해법을 가져다 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특히 2018평창동계올림픽, 금강산 관광 재개, 규제 완화 등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현안을 안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목소리가 많았다. 고성 주민 김모(50) 씨는 "생업이 달린 금강산 육로관광을 재개하는 후보를 무조건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최지 주민인 이윤상(55'평창) 씨는 "올림픽 성공 개최를 이끌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백에서는 "장성광업소 폐광 사태에 대비해 지역 정주기반을 확실히 재건시켜 줄 후보가 적임자"라는 여론이 대다수다. 각종 규제가 심각한 철원에서는 평화산업단지, DMZ평화생태공원, 경원선 복원사업 등에 대해 후보들이 확실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택의 기준을 '누가 정권교체 적임자냐'에 놓는 이들도 많았다. 박근혜정부와 자유한국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정권교체로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유난히 보수색이 짙었던 도내 시'군에서도 이런 기류가 형성돼 있었다. 강릉에 사는 최모(41'여) 씨는 "강릉에서 항상 보수 후보를 찍어주니까 무대접'푸대접을 받는 것"이라며 "더 이상 강원도가 '보수의 텃밭'이라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시지역에서 이런 기류가 좀 더 강했다. 공무원 오모(48'춘천) 씨는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문재인 후보가 그나마 검증된 인물인 것 같다. 준비도 다른 후보들보다는 오래했다"고 평가했다. 최원식(40'원주시) 씨는 "기존 정치의 구태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으로 때가 덜 묻고, 신선한 안철수 후보에게 믿음이 간다"고 털어놨다.

20여 년간 이어져온 정치적 이념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들도 물론 있었다. 박근혜정부가 일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여전히 박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50대 이상에서는 자유한국당, 40대 이하에서는 바른정당 이야기가 많았다. 야권에 투표하기는 싫고 한국당 아니면 바른정당에 표를 주려는데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고민도 많았다.

정치권과 달리 일부 도민은 선거 분위기를 체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대선 후보들의 지역 방문이 뜸한 탓도 있는 것 같았다. 화천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김모(51) 씨는 "선거에 대한 반응이 싸늘하다. 정치판에 있는 사람들과 언론만 난리"라고 했다. 영월지역 50대 택시기사 역시 "손님들을 태워보면 대선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모(55'춘천시) 씨는 "솔직히 마음에 쏙 드는 후보가 없다. 갈수록 실망이 커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투표 날까지 마음을 못 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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