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종과 충남북 등 충청권의 민심은 사라진 충청대망론의 아쉬움에서 방향을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 성향은 반기문, 진보 성향은 안희정에 기대를 걸었지만 두 카드가 모두 무산된 지금 대안을 쉽게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남은 선택은 문재인이냐 안철수냐 정도다. 일부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표의 일부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쪽으로 넘어가려는 기미도 발견되고 있다. 특히 충북은 대통령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대전 동구 한 아파트 상가 앞에서 만난 40대 여성 이모 씨는 "지역 출신에 외모도 준수한데, 말도 잘하고, 젊은 정치인을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경선을 통과하지 못해서…"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이 씨는 최근 주변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최근 충청권의 안 지사 지지층 일부가 안철수 후보로 이동하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박은자(56'여) 씨는 "문재인이나 안철수나 누가 되든 상관없다. 이번엔 절대 보수 후보는 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중구 문창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70대 할머니는 "먹고사는 게 문제지,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게 무슨 문제여? 누가 되든 다 똑같지"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대전지역 유권자들은 아직 누굴 뽑아야 할지 마음을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듯했다. 인물 면에서 대체로 야권 후보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일장이 열린 지난 7일 세종시 금남면 대평 전통시장에서 만난 시장 상인들은 누구에게 한 표를 던질지 쉽게 말하지 않았다. 마땅히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 보니 선뜻 답변하기 곤란한 듯했다. 시장 사람들은 반기문을 선호했는데 중도하차해 버렸고,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선 "아직 더 커야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투표를 하긴 해야겠는데 누굴 찍어야 할지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문재인이냐 안철수냐를 고민하고 있는 층 가운데 장년층 이상에서는 안철수 선호도가 높았지만 40대 이하에서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세종시청 공무원(40)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문재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남에서도 비슷한 이야기였다. 안희정 지사의 경선 실패로 다소 김이 빠진 건 대전과 비슷했다. 그리고 문재인의 선두 유지, 안철수의 역전 등에 대한 설은 역시 분분했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마땅하게 찍을 데가 없다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남은 기간 정치 상황을 보고 될 만한 후보를 골라 찍겠다"고 말해 현실적인 투표 성향을 보였다.
반기문 대망론에 들떠 있던 충북은 선거에 대한 관심이 다소 시들하게 느껴졌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가 역력했다. 시민들은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이상수(62'자영업) 씨는 "아직까지는 관망이여, 누가 좋다거나 하는 등 구체적인 얘기들을 하지 않고 있어. 나도 누굴 찍어야 할지 지켜보고 있는 중이여"라고 에둘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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