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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미중정상회담을 내정에 활용…"당대회 앞두고 입지다져"

'세기의 담판'으로 불린 미'중 정상회담이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없이 끝났지만 적어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연말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얻은 게 많아 보인다.

북핵 문제'무역'환율'남중국해 등 국제 정치'경제에 큰 영향을 줄 사안에 대해 입장차만 확인했으나, 시 주석으로선 세계 최대강국인 미국의 '스트롱맨'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국의 지도자 면모를 보임으로써 중국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는 얘기다.

미국과 갈등'대립해온 현안에 대해 합의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중국의 국익을 수호했다는 이미지도 만들어 '1인 체제'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분석도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6∼7일 미'중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시 주석이 최고지도부 개편이 이뤄질 연말 당대회를 정치적 입지를 다진 데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그전에 지속해온 반(反)중국 성향 발언도 하지 않았고 무역 불균형과 관련해 보복성 조치도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시 주석의 미'중 관계 안정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중국 정치 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겨울 백악관'인 마라라고 리조트를 격식없이 방문한 것이 연말 당 대회를 위한 자신의 의제에 부합했다고 지적했다.

장 평론가는 "시 주석의 목적은 이번 당대회에서 인사 개편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외부 요인을 제거하려고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미'중 관계를 안정시키려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난다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고,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에도 정치적 위기를 초래해 현재 지도부가 공산당 내에서 도전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런민(人民)대의 팡중잉(龐中英)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도 미'중 정상회담과 당대회 개최 시기 사이에 미'중 관계가 긍정적인 궤도에 있기를 중국 지도자들은 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중 양국이 타협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중 초청에 응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대회 이전에 중국을 방문하는 방법으로 '1인 체제'를 지향하는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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