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무서워서 황룡사역사문화관 구경을 못하겠습니다. 뱀 좀 잡아 주세요."
경주시가 지난해 11월 조성한 황룡사역사문화관에 한바탕 뱀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따뜻한 봄 날씨가 완연해지면서 겨울잠을 자던 뱀들이 깨어나 황룡사역사관 주위를 어슬렁거리자 관광객은 물론 경주시 관리직원들이 혼비백산하고 있다. 특히 뱀을 봤다는 목격담이 많아지면서 여직원들과 관광객 등 뱀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역사관 근처에 가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뱀은 역사관 주위 돌담 근처에서 주로 출몰하며, 개체 수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경주시 한 여직원은 "다양한 색깔의 뱀들을 봤다. 제법 큰 뱀도 있었다. 깜짝 놀랐다"며 진저리를 쳤다.
동물 전문가들은 "역사관이 있는 황룡사터는 주위가 넓은데다 천적이 없고 농경지가 많다. 습지와 초지가 잘 형성돼 뱀이 서식하기 아주 좋은 장소"라며 "그렇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뱀은 자신을 공격하지 않으면 절대 먼저 공격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사람을 보면 먼저 달아난다"고 했다.
실제 역사관 주변은 넓은 초지가 형성돼 있지만 황룡사터가 넓어 뱀이 은신할 곳이 별로 없다. 이 때문에 뱀은 주로 갑작스레 사람이 나타났을 때 숨기 좋은 돌담장이나 역사관 근처에 많이 출몰한다. 특히 최근 들어 역사관 근처에서 겨울잠을 잔 뱀들이 먹이 활동을 위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뱀 출몰이 많아지자 역사관을 담당하는 경주시 담당 공무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뱀을 봤다는 신고는 많은데 이를 공식화하자니 관광객이 줄 것 같고, 안 하자니 항의가 끊이질 않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역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친환경(?)이어서 뱀이 사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 뱀은 상서로운 동물이다. 역사관에 좋은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땅꾼을 동원해 뱀을 잡아서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도 하고 있다"며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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