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당, 재보선 싹쓸이했다고 마냥 좋아할 때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4'12 재보궐 선거에서 대구경북의 국회의원'광역의원'기초의원 6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의외의 결과다. 당초에는 국회의원 선거를 제외하고는, 일부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바른정당 후보의 당선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역민이 한국당에 대한 애정을 지우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증거이지만, 낮은 투표율과 과거와 같은 몰표를 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완전한 승리'로 보기도 어렵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와 당명 변경 뒤에 치러진 전국 선거에서 그런대로 선전했다.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이 3선에 성공했고, 기초단체장 3곳 중 1곳, 광역의원 7곳 중 3곳, 기초의원 19곳 중 7곳에서 당선됐다. 예상 밖으로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바른정당에 비해 성적이 훨씬 좋았다.

이 결과로 당 안팎에서는 '보수의 부활' '샤이 보수의 힘' '한국당의 승리'니 하는 자화자찬이 나오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대구경북의 결과를 놓고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의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김재원 의원이 전체 득표의 절반에 못 미치는 47.25%의 득표율로 당선된 것은 지역 유권자의 투표 성향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증명한다. 이번에 군(郡)별로 지지 후보가 달랐다고 하지만, 얼마 전만 해도 전신인 새누리당 간판만 달면 60~80% 득표는 무난했다.

지역의 광역'기초의원 선거만 해도 한국당의 인물 경쟁력이 다른 당에 비해 월등했기에 나타난 결과다. 지금까지 보수 집권 세력에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대거 몰려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른 당 후보의 당선은 이변일 수밖에 없다. 지역 광역'기초의원의 투표율이 지역별로 16~39.5%에 불과해 민심을 전부 반영한 결과라고 말할 수 없다. 이 성적표만으로는 '보수의 부활'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유다.

한국당은 선거 결과가 좋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지역민에게 큰 신뢰를 쌓은 정당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제는 박 전 대통령의 후광이 아니라, 지역민을 위해 뛰는 정치 일꾼을 원한다. 한국당은 더한 반성과 분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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