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관영매체 "北 핵시설 타격해도 군사 개입 안해"

중국이 북한에는 핵시설에 대한 외부의 타격에도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한 반면 미국과 한국 등에는 핵무기 이외의 이유로 북한을 공격하면 자동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중국의 핵무기 불용 의지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보유는 북'중 우호조약상 중국의 '자동군사개입' 의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감한 외교사안에 대해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관영 환구시보는 22일 '북핵, 미국은 중국에 어느 정도의 희망을 바라야 하나'라는 사평(社評)에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북핵 문제 해결책엔 한계가 있다면서 북한과 한미 양측 모두에 중국의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정리하자면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의 군사행동이 실행되지 않도록 외교적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전제로 북한 정권 붕괴, 38선을 넘는 지상 전면전은 불가, 대북 원유 공급 축소, 북한 핵시설에 대한 제한적 타격은 '용인'으로 집약될 수 있다.

대체로 국제사회의 제재에는 동참하되 북한 정권의 붕괴까지는 감수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북한 핵시설에 대한 미국 등의 타격 용인과 대북 원유 공급 축소 시사는 북한의 안보'경제를 치명적으로 위협할 선택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시 원유 공급 축소 규모에 대해선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한계선을 제시하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에 따르겠다고 한 것 역시 의미가 작지 않다.

중국이 미국 등의 북핵시설 타격에 대해 반대하나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한 데서는 핵무기 불용 의지를 재차 강조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환구시보의 이번 보도로, 중국이 어디까지 북한을 감쌀지를 두고 궁금증을 자아내던 '중국의 패'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환구시보가 제시한 마지노선에도 핵무기가 아닌 다른 이유로 한 대북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미국은 물론 한국'일본을 겨냥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북한 핵시설을 겨냥한 외부의 외과수술식 타격에 대해선 중국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겠지만, 38선을 넘는 지상전 전개를 통한 북한 정권 전복 상황까지는 용납할 수 없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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