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농협 총기강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의자 김모(42'경산 남산면) 씨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입수하게 된 경위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산경찰서는 23일 오전 피의자 김 씨 자택에서 약 700m 떨어진 지하수 관정에서 범행에 쓰인 권총 1자루와 실탄 11발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김 씨가 실탄 19발을 보관해왔으며, 범행 당일 1발을 쏘고 남은 18발을 감췄다는 피의자 진술을 바탕으로 발견되지 않은 나머지 7발을 찾고 있다. 발견한 권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고 자세한 취득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사제 권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김 씨 집 근처 창고에서 범행에 쓰인 자전거를 찾았고, 농협에서 빼앗은 1천563만원 중 쓰고 남은 현금 1천190만원을 압수했다. 나머지 돈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범행 당시 입은 옷은 김 씨가 모두 불태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장소에서 약 6㎞ 떨어진 곳에 살며 대추와 복숭아 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부였다. 22일 그는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집안 모임 참석차 가족과 단양의 한 리조트에 들렀다가 주차장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 그는 "빚이 많아 범행을 저질렀고, 공범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 진술의 진위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23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김 씨는 20일 오전 11시 56분쯤 경산시 남산면 하대리에 있는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권총을 들고 침입해 현금 1천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하남지점에는 '무장 경찰 근무 중'이라는 팻말이 있었지만 실제로 청원경찰은 없었고, 남자 직원 1명과 여자 직원 2명만 있었다. 다행히 손님은 없었다.
김 씨는 남자 직원과 몸싸움을 하다가 권총 1발을 발사했다. 사람 쪽으로 쏘지 않아 부상자는 없었다. 이 지점은 2004년 11월에도 흉기를 든 강도가 침입해 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곳이다. 이번에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체 경비인력을 두지 않고 경비회사에 의존해 화를 자초했다.
한편, 경찰은 CCTV 분석으로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최승혁(51) 경산경찰서 형사5팀장을 경위에서 경감으로 특진시키기로 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4일 경산경찰서를 방문해 최 팀장의 경감 계급장을 직접 달아주고 격려할 예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