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기문 박사의 "공부야 놀자"] 공부에도 방법이 있다 -4가지 학습 유형과 활용법

학생들이 똑같이 공부를 하는데도 왜 결과는 서로 다를까?

아마도 그것은 공부에 대한 집중력과 방법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심리 상담을 하다 보면 특히 학생들의 공부 방법에 따라 성적이 크게 좌우됨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학생들은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만의 공부나 학습 방법에 길들어 있기에 그 방식으로 행동하고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잠재의식 속에 입력되어 있는 자기만의 고유한 방식이기 때문에 그 방법을 사용하면서 공부할 때는 학습 효과가 높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공부가 지루해지면서 집중도도 떨어진다.

왼손잡이 학생에게 "오른손을 사용하라"고 야단을 친다면 힘들어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논리적으로 따지기를 좋아하는 학생에게 "따지지 말고 그냥 암기나 하라"고 한다면, 눈으로 글자를 보고 소리 내어 읽으면서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에게 "조용히 하라"고 한다면 공부가 재미없게 될 것이다. 촉각이나 신체적 감각이 발달하여 무엇을 직접 만들거나 조작하기를 좋아하고 몸을 움직여 실험 실습을 하면서 경험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에게 "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서 공부하라"고 한다면 쉽게 지루함을 느끼면서 앉아 있는 그 시간이 지옥 같을 것이다.

청각적 민감성이 뛰어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학생에게 "시끄럽게 하면 공부가 안 된다"고 야단을 친다면 재미를 잃을 것이며, 수업에 집중하느라 눈을 지그시 감고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습관이 있는 학생에게 "버릇없다"고 야단을 친다면 수업 집중도는 떨어질 것이다. 시각적 기능이 발달한 학생들은 학습 내용을 그림이나 이미지, 만화 형태로 그려가면서 공부하기를 좋아하는데 "낙서를 하지 말라"고 한다면 공부하기가 지루할 것이다.

이런 부정적 피드백을 경험한 학생들은 당연히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고 "공부는 재미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학생들은 제각각 자기가 좋아하는 습관적인 공부 방식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공부하면 효과가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집중도도 떨어지면서 재미를 잃게 된다. 그러한 방식들은 잠재의식에 내재되어 무의식적으로 표출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기만의 공부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교사도 부모도 학생이나 자녀의 방식에 대해서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공부한 내용을 기억할 때도 무의식적으로 서로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그래서 시각형의 학생들은 시각적 정보나 자료들을 눈으로 보면서 공부하고 기억하는 것에 익숙하다. 청각형 학생들은 설명이나 대화 내용, 소리와 같은 청각적 정보들을 귀로 들으면서 공부하고 기억하기를 좋아한다. 촉각형 또는 신체감각형 학생들은 직접 만지고 실험하며 실습을 하는 것과 같은 신체적 경험을 하면서 공부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집중도 잘 한다. 사고형 학생들은 학습 내용을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할 때 재미를 느낀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오감이라는 선천적인 감각 기능과 많이 관련되기에 눈과 관련된 시각형, 귀와 관련된 청각형, 몸과 관련되어 직접적인 경험과 연결된 촉각형 또는 신체감각형과 함께 감각을 뛰어넘는 논리성, 합리성과 관련된 사고형과 같은 네 가지로 구분된다. 이런 핵심적 감각 유형을 공부 및 학습법과 연결시킨다면 시각적 공부법, 청각적 공부법, 촉각적 또는 신체감각적 공부법, 사고형 공부법이란 것이 가능해진다.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이러한 학습 방법을 제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에 특별히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열등한 방식을 연습이나 훈련을 통해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시각적 기능의 향상을 위해서는 상상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으며 청각적 기능을 위해서는 들은 것을 다시 회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촉각이나 신체감각적 기능을 위해서는 접촉, 움직임, 손동작과 같은 경험을 하면서 느낌과 감각을 기억하고 회상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 분석과 이성적 사고 훈련을 통해서 논리적 사고 기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유형들 중에서 자신이 어느 유형에 가까운지, 그리고 그 방법에 맞게 공부와 학습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교사나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그런 방향으로 지도하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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