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부적합 우레탄 트랙이 깔린 대구시내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운동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은 이미 밝혀졌지만 아직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학교가 많은 탓이다. 대구 초등학교들의 운동회는 이달 말부터 일제히 열린다.
26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체 유해성이 확인돼 우레탄 시설 교체 대상에 오른 대구 초등학교는 모두 96곳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73곳이 공사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대구 전체 228개 초등학교의 3분의 1에 가까운 숫자다. 해당 학교들은 우레탄 트랙에 부직포를 덮어두는 등 추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응급조치만 해둔 채 운동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건강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유모(41'여'달서구 성당동) 씨는 "다음 달 2일 운동회를 한다는데 우레탄 트랙을 폐쇄했다고 하지만 사실 부직포로 덮어둔 것이 고작"이라며 "수백 명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운동회를 하면 건강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신경 쓰인다"고 했다. 또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김모(44'여'달성군 다사읍) 씨는 "안전이 보장된 시설로 교체되지 않은 만큼 차라리 운동회를 취소했으면 좋겠다"며 "작년에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아직까지 교체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해당 학교들은 우레탄 트랙을 이용하지 않은 채 안전한 공간에서 운동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달리기 등 육상 트랙이 필요한 종목을 모두 취소하고, 인조잔디로 된 운동장과 강당 등을 활용해 체험 위주 운동회를 꾸리겠다는 것이다. 달서구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우레탄 트랙이 사회문제가 되고서 열리는 첫 운동회라 고민이 많았다"며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각종 체험 부스를 마련하는 등 우레탄 트랙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도 학교의 판단에만 맡겨두고 있다. 다만 165억원을 들여 오는 8월까지 73개 초등학교의 유해 우레탄 트랙을 모두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레탄 시설의 경우 피부에 닿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와 접촉하거나 마찰로 인해 유해 공기가 퍼졌을 경우 위험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우레탄 트랙을 부직포로 덮어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지난 2월에야 새로운 KS 기준이 마련돼 공사가 늦어졌다. 5월에 착공해 8월 중 공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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