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자기계발서 같이 가볍게 읽을 만한 분야가 많았고, 한국 소설은 '채식주의자'가 유일했다. 물론, 이것도 맨부커상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씁쓸했다.
한국 성인이 즐겨 읽는 분야는 자기계발서라고 한다. 강렬한 제목, 쉬운 내용, 저자의 인지도 등으로 인해 자기계발서는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 자기계발서를 찾는 이유는 읽고 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21세기, 자기계발서는 한국인의 관심을 끌 만한 충분한 매력 요소를 가졌다. 하지만 이것이 독서의 전부가 되면 곤란하다. 좀 더 여유로운 삶, 좀 더 생각하는 삶을 위해 소설을 권하고 싶다.
◆소설은 ○○○이다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둔 허구적 이야기이지만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허구 같지만, 현실보다 더 실감 나는 소설을 우리는 왜 읽어야 할까?
첫 번째, 소설은 인문학이다. 직업은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가져야 하지만 그 바탕에는 휴머니즘, 즉 인문학적 소양이 깔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인문학(人文學)이란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인간과 인간의 문화를 다루는 학문'이란 뜻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소설은 인문학의 자격이 충분하다. 소설은 인간 세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본질을 다루기 때문이다. 특히, 소설은 사람의 내면에 숨어 있는 본성을 드러내고, 이성을 자극함으로써 폭넓은 인문적인 소양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두 번째, 소설은 사회과학이다. 소설가 황석영의 인터뷰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서 386세대는 소설을 읽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 책 읽을 시간도 없는데 소설 읽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
핑계 같은 대답이지만,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소설은 동시대인의 생각과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그것도 아주 사실적으로 사회 현상을 파헤치며 분석'묘사한다. 이 정도면 소설도 사회과학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
마지막으로 소설은 자기계발서이다. 자기계발서는 변화'성공을 위해 읽는다. 자기계발서를 읽었다면, 변화하고 성공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읽은 사람이 계속해서 또 다른 자기계발서를 구입한다. 자기계발에 실패했기 때문일까? 문제는 자기계발서가 독자의 가슴에 파고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가 황석영은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서 "책에는 무수한 사람의 인생이 깃들어 있다. 실제 생활에서는 거짓밖에 보이지 않지만, 문학에서는 그의 내면, 뒤안길, 영혼의 깊이가 담겼다. 이를 통해 타자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면서 자기 안에 깊은 터가 생긴다.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은 실직이나 이별 등, 인생의 고비가 올 때 너끈히 극복할 힘이 생긴다"라며 소설이 주는 힘을 강조했다. 이 정도면 소설의 힘이 자기계발서 못지않게 강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은 얼핏 보면 지루해 보이지만, 가장 재미있는 장르 중 하나이다. 게다가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경제, 정치, 사회, 역사, 자기계발까지…. 그래서 단 한 가지 장르를 선택하라면, 단연코 소설을 꼽을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소설을 읽고 싶어 하지만, 엄청난 분량과 지루함에 혀를 내두르는 경우가 많다.
◆소설을 접하려는 사람에게 권하는 소설을 고르는 기준(세 가지 모두를 만족)
① 국내소설: 애국심에 호소하는 이유가 아니다. 소설은 시대상을 그린다. 국외 소설의 경우, 그 나라의 사상'문화'종교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게다가 잘못된 번역으로 인해 우리말의 오류를 여과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② 300페이지 미만의 장편소설: 장편 소설 중 300페이지 미만의 책을 고른다. 단편 소설이 여러 개 모인 책은 좋지 않다. 단편 소설은 압축 기법의 결집체이기 때문에 문장도 어렵고, 구조 파악도 쉽지 않다.
③ 베스트셀러 또는 스테디셀러: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를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를 읽고 나면 주변 사람과 대화를 편하게 나눌 수 있다. 게다가 베스트셀러는 문학적이기보다 흥미 위주가 많다. 관심 단계에서 흥미 위주의 독서는 습관을 만드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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