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드 요격 때, 방사능 낙진 걱정 안해도 된다"

전문가에게 듣는 사드 의문사항

26일 새벽 주한미군은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전격 배치했다. 국내 찬반 논란과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미 군 당국은 그동안 사드 배치 작업을 극비리에 진행했다. 그런 이유로 아직 국민들에게 사드와 관련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경북 성주 출신으로 경남대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 교수를 역임한 이재영 '포럼 국민속으로' 대표와 함께 사드에 관한 의문 사항을 알아본다. 이 대표는 논문 '국력의 구성요소와 평가방법: 남북한 국력비교의 활용방안'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국가의 힘: 남북한의 국력비교' '전쟁: 개념'발발과정'원인' 등을 집필했다.

-26일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것은 무엇인가?

▶1개 사드 포대는 고성능 레이더 1대와 발사대 차량(발사기) 6대, 48개(발사기 1기당 8대) 요격미사일로 꾸려진다. 군 당국에 따르면 26일 주한미군이 성주골프장에 반입한 장비는 레이더 1대, 발사대 차량 2대, 운용에 필요한 부속 차량이다. 사드 포대는 앞서 나열한 것 외에도 교전통제소, 냉각장비, 전자장비 등이 따라붙는다. 야전에서 운용할 경우, 발전차량과 급유차량이 더 필요하다.

-사드는 만능 방어 미사일인가?

▶사드를 만능 방어체계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미사일은 사거리에 따라서, 또 발사 방식에 따라서 구분된다. 미사일 방어체계는 어떤 하나의 무기체계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체계를 갖고 단계별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드는 어떤 미사일이든 목표지점으로 날아와 거의 떨어지는 단계(대략 40~150㎞) 상공에 들어왔을 때 맞히는 체계일 뿐이다. SM3 등 사드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은 따로 있다.

-기존 요격미사일과의 차이점은?

▶우리 군이 운영 중인 요격미사일 패트리어트2는 폭발성 탄두를 사용한다. 요격할 미사일 근처까지 날아가 폭발하고, 파편에 적 미사일이 맞기를 기대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확실히 파괴되지 않은 미사일이 2차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사거리는 대략 15~40㎞이다. 이와 반대로 사드는 직접 요격 대상에 부딪치는 '히트 투 킬'(Hit to kill) 방식이다. 적 미사일을 직접 맞히는 요격체인데, 대기권 밖에서 로켓에서 분리된 다음 탄두에 부착된 추진기 10개로 궤도와 자세를 바꿔가며 적 미사일에 날아든다.

-사드 요격은 방사능 재앙을 부를까?

▶북한이 쏜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면 방사능 낙진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히트 투 킬은 이런 점 때문에 개발된 것이다. 패트리엇은 폭탄을 터뜨려서 파편으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 그러다 보니 파편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만약 적이 화학탄이나 핵을 사용했을 때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이와 달리 사드는 음속의 8배 이상 속도로 날아가서 충돌하고, 이때 생기는 엄청난 운동에너지로 파편으로 인한 피해, 핵이나 화학 오염물질 등 위해요소를 소멸한다. 게다가 요격 지점인 성층권 전리층에는 공기가 거의 없어 낙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현 상황에서 한반도에 사드가 꼭 필요한가?

▶사드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은 "사드가 고도만 적합하면 탄도미사일 사정거리와 관계없이 요격 가능하며, 요격고도 150㎞ 정도여서 중단거리에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반해 군사안보 전문가인 이재영 전 경남대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군사안보적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 교수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북한은 최대 10개 정도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거나 핵탄두 운반수단을 갖추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핵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을 완성한 상태이다. 북한은 아무리 빨라도 2020년 이후에나 핵탄두 소형화나 운반 수단, 둘 중 하나를 갖출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 사드 도입은 불필요한 군비 경쟁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북한 상황에 따라 핵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면 된다"고 주장했다.

자문 = 이재영 전 경남대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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