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국사 석굴암보다 100년 앞서 조성된 '삼존석굴'

팔공산 제2석굴암

국보 109호인 삼존석굴
국보 109호인 삼존석굴
법등 주지 스님
법등 주지 스님

신라시대 원형 보존 세계적 보물

연등장학회 통해 바른 인재 양성

팔공산 제2석굴암(경북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은 신라 눌지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석조비로자나불좌상(경북 유형문화재 제258호)이 있고, 그 뒤로 비로전이 동쪽을 향해 있다. 그 앞에는 경북 문화재자료 제241호로 지정된 모전석탑이 있다. 모전석탑 북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암벽 중턱 석굴에는 인간미가 넘치는 아미타불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에는 관세음보살, 오른쪽에는 대세지보살이 서 있다. 석굴은 동남쪽을 향해 멀리 한티재를 바라보고 있다.

국보 109호인 삼존석굴(三尊石窟)이다. 굴의 입구는 높이 4.2m, 거의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굴속 길이는 4.3m, 평면바닥은 네모 반듯하며, 천장은 하늘 형상이다. 본존불인 높이 2.88m의 아미타불은 사각형의 대좌(臺座) 위에 양 발을 무릎 위에 올리고 발바닥이 위로 향한 자세로 앉아 있다. 삼국시대 불상에서 보이던 친근한 미소 대신 위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옷자락은 무릎을 거쳐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 아래까지 길게 드리워져 있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각각 머리에 작은 불상과 정병이 새겨진 관을 쓰고 아미타불 좌우에 서 있다. 가슴 앞에는 목걸이를 하고, 팔에는 팔찌를 끼고 있다. 두 보살상은 날씬한 몸매에 배가 불룩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삼존석굴은 통일신라 초기의 것으로 불국사 석굴암보다 100년 앞서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2석굴암 주지 법등 스님은 "자연동굴에 만들어진 삼존석굴은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보다 1세기 정도 앞서 조성돼 세계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록해도 손색없는 보물이다. 신라시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세계적인 석굴"이라고 말했다.

팔공산 제2석굴암은 지난 1985년 주지로 부임한 법등 스님이 쓰러질 듯 낡은 절을 30여 년 동안 중창에 버금갈 정도로 정성을 쏟아 다시 세운 사찰이다. 땅을 파고 터를 닦아 지금의 모습을 갖춘 도량이 되었다. "아마도 부처님의 부르심이 있었나 봅니다. 당시 건물이 낡아 비가 새 경전이 비에 젖을까 염려될 정도였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제 모습을 갖춘 절로 만들겠다고 부처님과 마음속으로 약속을 했지요. 불사를 일으켜 약속을 지키게 해달라고, 미타정토를 만들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간절히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습니다."

법등 스님은 제2석굴암을 아미타불 도량이라고 했다. "불교의 최고 이상향은 극락세계이고,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부처님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세 분"이라며 "이 세 분을 미타삼존"이라고 설명했다.

법등 스님은 매년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인근 샬트르 성바오로수녀원에 있는 노 수녀를 초청해 공양과 다과를 함께하며 종교 간 화합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4년부터는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연등장학회를 설립해 전국 중'고'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29일 33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법등 스님은 "부처님의 동체대비사상을 중심으로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고 그들로 하여금 세상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불사의 원력이요. 멋 훗날 어두운 세상을 밝혀줄 자비의 등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