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대선 후보들은 '천지개벽의 기적 같은 변화' '대역전 기적' '제2의 안풍(安風)' 등 최종 메시지를 던지며 마지막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1만㎞ 안팎을 달리며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적임자'임을 내세운 후보들은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단 한 표'라도 더 그러모으겠다는 각오로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국민통합 대통령 되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와 청주를 거쳐 서울 광화문광장을 마지막으로 19대 대선 선거운동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첫 유세지인 부산에서 문 후보는 자신이 자라고 인권'노동변호사로 활동했던 곳에서 "인정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영남지역에서 3당 합당 이전의 민주세력이 복원됐다"며 "이를 계기로 가짜 보수가 부산 정치를 독점해온 지난 30여 년을 청산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대구를 찾은 문 후보는 "민주당 선거 사상 처음으로 선거운동의 첫날과 마지막 날을 대구에서 하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색깔론과 막말, 지역주의에 매달리는 홍준표 후보가 아니라 품격 있는 사람, 예비역 장성 100명과 안보 전문가 1천 명이 지지한 든든한 안보 대통령을 뽑아 달라"고 강조했다.
충북 청주를 방문해서는 지역 경제를 살릴 '균형발전 적임자'임을 재차 강조했다. "정권 교체와 사상 첫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서울로 간 문 후보는 광화문 유세를 열고 "촛불 대선의 처음과 끝을 모두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또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인정한 '평화경제' 후보, 타임지가 선정한 '안보 대통령' 후보, '준비된 경제대통령, 일자리 대통령'이 누구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광화문 유세를 마친 문 후보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이동노동자쉼터'를 찾아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행보로 공식 선거운동을 마쳤다.
◆홍준표, "위대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부선' 유세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홍 후보는 부산(해운대'부산역)에서 출발해 대구(반월당)를 거쳐 대전(문화의 거리), 천안(터미널), 서울(대한문'강남역'홍대)로 이어지는 경부선 상행 루트를 밟으며 보수층 대결집에 나섰다.
보수 본거지인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을 거쳐 '중원' 충청을 지나 최대 표밭인 수도권까지 '홍풍'(洪風)을 거세게 일게 해 막판 대역전극을 펼쳐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유세 일정이었다.
홍 후보는 부산에서의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좌파가 무너뜨린 자유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대역전의 기적을 완성하겠다, 꼭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사임한 민주당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이 자신을 지지하는 PK 민심을 '패륜 집단의 결집'이라고 표현한 것을 수차례 언급하며 부산 민심을 자극했다.
이어 대구를 찾은 그는 대전, 천안을 거쳐 서울 대한문 앞에서 마지막 대규모 유세를 벌였고, 유세 현장에는 '대첩'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대한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주로 열린 곳으로, 홍 후보 측은 보수층 대결집을 위한 상징적인 장소라고 전했다. 홍 후보는 이후 강남역과 홍대에서 젊은 층을 상대로 투표를 독려하는 거리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철수, "새로운 미래로 나가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울과 충청권을 넘나드는 강행군으로 선거운동의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한 안 후보는 "서민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어버이날을 맞아 양로원을 찾아 "노후가 든든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안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선은 낡은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날이다.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이긴다. 민심의 바다가 여론조사를 뒤집을 것이다. 1번(문재인 후보)과 2번(홍준표 후보)은 과거이며 수구 기득권이고, 1번과 2번의 정치를 깨는 것이 변화이고 미래다"라고 했다.
충청권으로 발길을 옮긴 안 후보는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를 방문해 "역대 대선에서 결정권자 역할을 해 온 충청권에서 정치 변화를 이끌 안철수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벤처기업가 출신답게 마지막 유세는 한국과학기술대학과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에서 진행했다. 집중유세를 통해 "국민만 믿고 걸어왔고 또 국민만 믿고 걸어갈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이번 대선에서 저 안철수를 통해 정치혁명을 이뤄달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마지막으로 온라인을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밤늦게 서울로 자리를 옮겨 SNS를 통해 청년들과 만났다.
◆유승민, "새로운 보수, 개혁 보수로 가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학가와 젊은 층이 밀집된 곳을 피날레 장소로 택했다.
유 후보 측은 대전의 충남대, 서울의 고려대, 지하철 노량진역과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광화문 오피스 지구를 거쳐 서울 명동과 홍익대를 거치는 선거 유세 경로를 짰다.
유 후보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시민들의 질문을 받는 '즉문즉답' 형식의 유세를 하며 막판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고려대 유세에서 대학생들은 '미국과의 관계' '토론을 잘하는 방법'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고, 유 후보는 성실하게 답했다.
유 후보는 "5년 뒤가 아니라 지금 자신을 뽑아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5년 뒤 기다리지 마시고, 이번에 투표해달라"며 "이번에 투표하셔서 저 기득권 정당들, 패권을 추구하는 정당들,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과거에만 매달리는 정당들을 혼내주시고 유승민을 선택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로운 보수, 개혁 보수는 정정당당하게, 떳떳하고 깨끗하게 우리 민생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보수다. 여러분이 제 손을 잡아주시면 제가 그 길로 열심히 가겠다"며 개혁 보수에 최종 방점을 찍었다.
◆심상정, "촛불 대통령 되겠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촛불 필리버스터 유세'로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의회에서 소수파가 자신의 의지를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방식인 '무제한 토론'을 대선 선거운동에 접목한 것이다. 특히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국민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면서 시작된 '촛불 대선'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국민의 개혁 열망을 받들 '촛불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거대 정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달라는 심 후보와 정의당의 진솔한 바람이 담긴 선거운동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촛불 시민의 열망이 실현될 수 있다. 투표를 하루 앞둔 오늘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이대로라면 여러분이 저를 통해 보여준 그 열망이 다시 사라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투표 종반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보 정당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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