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사 연휴'에 울고 웃는…마스크 구입 부담에 가정 가정 '콜록'

공기청정기 매출 3배 늘어

아이 둘을 키우는 백모(41'여) 씨는 최근 황사 마스크 구입에만 10만원 가까운 돈을 썼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는 약국에서 개당 3천원에 구입한 황사 마스크를 꼭 쓰고 나갔는데 부부와 아이들이 요즘은 매일 사용하면서 비용이 만만찮게 들었다. 며칠 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터넷에서 개당 1천900원대 황사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했다는 백 씨는 "미세먼지 특보가 잦다 보니 아이들은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없이 반드시 마스크를 씌워 등교시킨다"고 했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황사 용품 구입에 따른 지출 증가로 울상을 짓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일반 마스크는 개당 몇십원이면 구입할 수 있지만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황사 마스크 등 KF(Korea Filter) 마크가 있는 마스크는 최소 1천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는 최소 2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배나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비 침체 분위기 속에 공기청정기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고성능을 갖춰 가격대가 비싼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전했다.

일부 공기청정기가 100만원 이상 고가에도 불티나게 판매되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 탓이다. 주부 서윤화(33) 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 창문을 살짝 열었다 닫으면 공기청정기 상태등이 경고를 알리는 붉은색으로 변한다. 공기청정기를 한 대 더 구입해 아이 방에 놓을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카페나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곤혹스럽다. 공기청정기가 없거나 가게 규모에 비해 용량이 작은 공기청정기가 있으면 들어왔던 손님도 나가버린다는 것. 수성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6) 씨는 "손님 중에는 공기청정기가 없다는 이유로 나가는 분도 있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100만원 넘는 공기청정기까지 구입하려니 부담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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