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구경북 유권자의 선택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랐다. 1997년 제15대 대선부터 이번까지 20년 동안 5번의 대선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투표 결과가 나온 것이다. 특정 정당 소속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몰표를 주던 과거 투표와 확연히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후보 간 득표율의 격차이다. 이는 대선일 법정화 이후 20년 만의 일로, 가히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15~18대 대선까지 대구경북은 그야말로 일방적인 투표였다. 주요 후보 간 득표율의 3~4배 차이는 기본이었다. 한마디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묻지마식 선거로 대구경북 밖으로부터 '작대기 선거'라는 등 온갖 비아냥을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다.
두 번의 이회창 후보와 이명박, 박근혜 후보에게 대구는 69(2007년)~80.14%(2012년)의 표를 던졌다. 경북도 61.92(1997년)~80.82%(2012년)의 몰표였다. 반면 이들과 맞붙은 김대중, 노무현, 정동영, 문재인 후보는 악전고투했다. 대구 득표율은 6.0(2007년)~19.53%(2012년)에 그쳤다. 경북에서도 6.79(2007년)~21.65%(2002년)에 머물렀다.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과 정책 제시도 아무런 '약발'이 없었다. 기운 운동장 선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딴 판이다. 대구경북 1위인 홍준표 후보도 대구 45.4%, 경북 48.6%였다. 처음 50%를 밑돌았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대구 21.8%, 경북 21.7%로 역대 최고다. 안철수 후보도 대구 15%, 경북 14.9%였다. 문'안 두 후보 득표율 합과 홍 후보와의 격차는 불과 8~12%포인트에 그친다. 대구경북 유권자의 엄청난 변화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이성적인' 선거 행태는 평가받을 만하다.
그동안 대구경북 선거는 특정 정당이 독식했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당연했다. 후보의 경쟁력은 장식품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부터 대구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번 대선은 그 변화가 더욱 분명했고 경북도 그러했다. 이런 의미 있는 결과에 대한 뭇 해석과 분석은 마땅하다. 역동성과 활력을 잃은 지역 정치판도 변혁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변화가 지역의 미래와 발전을 담보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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