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경찰관 서로 "폭행당했다"…진실은?

시민측, 눈 마주치자 때리고 밟고, 전기 충격기로…-경찰관, 목 졸린 동료 순경 기절도

경찰관과 민간인이 서로 "폭행을 당했다"며 상반된 주장을 펴며 팽팽한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2시 25분쯤 포항북부경찰서 죽도파출소 옆 흡연실에서 순경 2명과 민간인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25분 전쯤 시작됐다. 파출소 인근 주점에서 A(26) 씨와 매형 B(37) 씨, 함께 일하는 건설사 사장 등 4명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잠시 화장실에 간 건설사 사장이 20대 5명과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출동한 경찰관은 이들을 순찰차에 태워 파출소로 데려갔고, A'B 씨는 경찰을 뒤따라갔다.

이후부터 경찰과 민간인의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SNS를 통해 경찰관 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A씨는 "파출소 문이 잠겨 있고, 열어주지 않자 매형이 너무 화가 나 소리를 지르고 욕을 했다. 경찰관 3명이 나오려는 모습에 일이 커질 것 같아 파출소 옆 흡연실로, 매형은 도로변으로 피했다. 그런데 경찰관 3명이 흡연실 쪽으로 오더니 눈을 마주치자마자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로 온몸을 밟기 시작했다. 너무 아파 뿌리치고 일어나려고 하는 순간 3명이 한 번에 전기 충격기로 몸을 지졌고, 살려달라고 외치는데도 계속됐다. 이를 말리는 매형도 전기충격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SNS를 타고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A씨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거짓"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 등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주장은 이렇다. "건설사 사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20대 5명의 진술서를 받고 있었다. 이 장면을 A씨 등 2명이 파출소 출입문에 붙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며 '너희 얼굴 다 찍어놨다. 포항 바닥 좁다. 너네 죽여 버린다'고 했다. 이를 제지하기 위해 순경 2명이 밖으로 나갔다. 흡연실 쪽으로 자리를 피한 A씨는 유리창 커튼 사이 공간에 휴대전화 카메라를 대고 사진을 찍는 행위를 계속했다. 순경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A씨는 욕을 하며 순경을 바닥에 넘어뜨리고서 주먹으로 때렸다. 옆에 있던 다른 순경은 A씨의 몸을 잡으려다가, 매형에게 목이 졸려 기절했다. 이 소동에 파출소 밖으로 뛰쳐나온 다른 경찰관 2명이 결국 테이저건을 꺼내 이들을 제압했다."

사건 발생 장소가 CCTV 사각지대여서 사실 관계 확인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북부서 형사과 관계자는 "결코 한쪽으로 치우친 수사를 하지 않겠다.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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