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정치도 이제 코마케팅 기법으로 윈-윈하자

대구 계성고 졸. 서강대 영문과 학사 및 석사. 초대 한국 PR 기업협회 회장. 전 서강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해군 발전 자문위원. 국가보훈처 홍보자문위원

TV드라마 신혼여행 장면 괌서 촬영

20여년 전 한국에 첫 홍보 효과 대박

문재인 대통령 시대 협치와 통합 추구

국가와 개인·與와 野, 소통·협력해야

2014년 겨울 어느 날,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매장에 걸린 포스터 한 장이 강추위에 발걸음을 재촉하던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럭키카드 프로모션'으로 이름 붙여진 고객 이벤트 안내였다.

'카페베네'의 겨울 신메뉴인 '팬 디저트' 6종 중 1종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 '럭키카드'를 제공하고 즉석에서 당첨 여부를 체크하고 다양한 선물을 증정하는 '꽝' 없는 당첨률 100%의 경품행사였다. 여기까지는 '사은행사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기존 관념에서 크게 벗어남이 없었다. 그런데, 행사 포스터 중앙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포드(Ford) 자동차의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1등 당첨자에게 포드 자동차가 바로 주어진다는 내용으로, 사람들을 주저 없이 매장으로 들어가도록 하고 있었으며 나도 어느새 들어가 해당 상품을 주문하고 있었다.

그 며칠 후 '카페베네'는 신상품 '팬 디저트'가 출시 보름 만에 20만 개의 판매고를 돌파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포드'사는 차 한 대를 경품으로 내걸고, '카페베네'는 전국 매장에 그 '팬 디저트' 포스터를 게시함으로써 양사 모두 광고와 매출 분야에서 '윈 윈'(Win-Win)하는 크나큰 시너지 효과를 누린 '코마케팅'(Co- Marketing)의 성공적인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필자가 PR 회사를 운영하면서 20여 년 전 남태평양의 괌(Guam)을 한국 관광객에게 처음 알리면서 관광홍보를 펼친 것은 '코마케팅'의 유명한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고 있다.

당시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던 KBS의 "당신이 그리워질 때"라는 일일연속극에 1주일에 10분씩 지속적으로 '괌'의 이곳저곳을 관광 포인트로 노출시켜 당시 생소하던 '괌 관광'의 관심과 문호를 한국에 활짝 열어 심지어 인기 신혼여행 대상지로까지 등장하고, TV 드라마의 스토리 무대로도 자주 노출되는 등 PPL(간접광고)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 무렵에는 방송작가를 어떻게 접촉하고 수억원이 들어갈 PR 프로젝트를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지 감히 기획조차 해보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때마침 '당신이 그리워질 때'를 담당하는 PD와 연이 닿았고, 스토리 과정에 신혼여행을 가야 하는 내용이 있다고 하기에 자그마치 5만달러를 투입해 주인공 및 스태프 40명을 모조리 괌으로 초청하여 10일간 현장촬영을 진행, 시원한 남태평양의 해변을 배경으로 드라마 스토리를 펼치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 결과, 드라마 중 괌에서 촬영한 장면이 10분씩 7회 방영되자 국내에서 '괌'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어나고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했다. 5만달러를 투자해 500만달러의 PR 효과를 거두며 로켓이 하늘로 치솟는 것에 비유되는 '스카이 로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는 중평이 나돌 정도였다. 그때의 놀라운 드라마 성공이 '괌'을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신혼여행지로 자리 잡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결국, KBS는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시청자들 즉, 국내인들에게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보여주었고, '괌'은 늘어나는 한국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라는 뜻밖의 큰 복을 맞이하여 양측이 '윈-윈'하게 된 것이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시작됐다. 이제 소통의 시대 즉, "협치(協治) 와 통합"을 외치면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사회문화, 새로운 대한민국 시대를 열자는 것이 정치적'시대적 목소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새로운 정치, 새로운 사회문화'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질까? 그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상대방과 나, 고객과 주인 즉, 피아(彼我) 쌍방이 함께 성취감을 느끼는 협의와 협력을 추구하고 이룩하는 '윈-윈' 전략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시대에 들어서면서 충분한 소통과 협력을 통한 '코마케팅' 기법으로 국가와 개인, 여 와 야,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등 모든 계층과 집단이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윈-윈' 전략을 우리 정치-사회문화의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가치관으로 확립할 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