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기문 박사의 '공부야 놀자'] 손가락 신호를 통해 자신감을 갖는다

지난주 시험 불안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지금부터는 2회에 걸쳐 시험 불안을 이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겠다.

사실 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는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시험 내용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면 당연히 불안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단은 시험 준비를 잘하는 것이 불안을 예방하거나 이겨내는 일차적인 원리이자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런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실력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하지 않고 또 시험을 잘 치는 것은 아니다. 공부는 열심히 했더라도 막상 시험 상황에서는 불안을 겪고 또 시험에 실패하거나 낭패를 겪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 시험 치는 요령이나 방법에 대해서도 익혀두면 좋을 것이다.

시험을 칠 때는 특히 심리적 안정감이나 자신감이 필요하다. 심리가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많다면 당연히 공부하는 것은 물론 시험 치기가 어렵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은 곧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다.

시험을 칠 때 편안한 마음과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는 원리와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혼자만의 손가락 신호를 정해보자. 예를 들어서 '엄지 척' 'V' 동작과 같은 것, 또는 엄지와 검지를 맞잡거나 O자 형태로 만드는 동작, 주먹 쥐기와 같은 것을 해볼 수 있다. 그 어떤 형태로든 자신만의 손가락 신호를 정해보자.

두 번째는 과거에 시험과 관련하여 기분 좋았거나 행복했던 일, 칭찬받았거나 상 받았던 일 두세 가지를 생각하고 상기해보자. 당시의 일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생각하고 뚜렷하게 떠올려보라.

잠시 눈을 감고 가장 기분이 좋았던 순간의 특정 장면과 소리를 떠올려보라. 그리고 지금 곧 그때로 돌아가서 그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여기고 상상 속에서 장면을 보고 소리도 들으면서 가슴이나 마음에서 느껴졌던 감정들을 상기하고 생각해보라.

그때의 기분과 느낌이 잘 살아날 때 심호흡을 하면서 앞서 정했던 손가락 신호를 취해보라. 그리고 장면을 좀 더 선명하게 떠올리고 느낌과 감정 속으로 들어가서 느낌을 강하게 느껴보라. 5~10초 후에 느낌과 함께 머물다가 동작을 취소하고 잠시 눈을 떠보라.

이번에는 다시 눈을 감고 두 번째 기억을 중심으로 앞과 같은 요령을 반복하라. 그리고 다시 눈을 떠보라. 만약 추가적으로 세 번째 기억이 있다면 그 기억을 대상으로 같은 요령을 또다시 되풀이해보라. 이렇게 하는 과정을 통하여 과거의 좋았던 기억 속에 포함되어 있던 긍정적 감정이나 정서가 손가락 신호를 통하여 잠재의식 속에 저장된다. 심리학에는 종소리를 들은 개가 침을 흘리게 되는 실험의 예가 있다. 이처럼 이제는 손가락 신호를 하면 저절로 긍정적 감정이 느껴지고, 긍정적 장면이나 소리가 생각나는 것 같은 좋은 기분이 들 수 있다. 일종의 자기최면에 걸리는 셈이며, 이렇게 하는 것을 앵커링(anchor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로 이때 우리는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엄지 척'이나 'V'와 같은 손가락 신호를 즐겨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동작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자신감을 갖기 위해 자기최면을 거는 신호일 수 있다.

이제는 시험 상황을 포함하여 언제라도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이 필요하다면 곧바로 자기만의 손가락 신호를 발사하라. 그러면 곧 자기최면에 걸리면서 과거에 기분 좋았고 자신감 있었던 경험 속에 머무는 기분이 되고 안정감과 자신감이 충만한 마음으로 바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반복적으로 연습할수록 효과가 좋다. 시험뿐만 아니라 자신감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손가락 신호를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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