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구병의 에세이 산책] 꿈 깨!

'사드' 배치가 '강행'되었다. 누구의 뜻인가? 황 아무개 전 대통령 권한대행 뜻인가? 아니다. 김 아무개 국가안보실장 뜻인가? 아니다. 한 아무개 국방장관 뜻인가? 아니다. 지금 감옥에 있는 전 대통령 박 아무개 뜻인가? 그것도 아니다. 아메리카합중국 전쟁광들의 뜻이고, 그자들이 앞장세운 '비즈니스맨' 트럼프의 뜻이다.

이자들은 똥별로 가득한 '대한민국'을 아메리카 합중국의 군사 식민지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이따위 짓을 저네들 마음대로 저질러도 된다고 믿는 것이다.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한반도 남녘과 북녘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 모두의 목숨을 판돈으로 걸고 도박판을 벌이고 있고, 더 나아가서 제 나라를 비롯한 인류 전체를 협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도박과 야바위놀음을 이 땅에서 제멋대로 벌여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거나 부추긴 사람들은 누구인가? '친미군부'인가? 아니다. 영남에 똬리를 틀고 있다는 '꼴통 수구세력'인가? 아니다. 이른바 '대선 후보'들이었다. 유 아무개, 홍 아무개, 안 아무개, 조 아무개, 남 아무개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덮어놓고 '한미군사협정 만세' '군사초강대국 아메리카 합중국 만만세'를 외쳐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꼴을 지켜보고 있던 트럼프는 이들이 이 나라의 여론을 대변한다고 잘못 보고 트럼프 패를 노골적으로 까뒤집은 것이다. "자, 보라고. 이게 우리가 쥔 패야. 풀하우스보다, 포에이스풀러스 조커보다, 로열스트레이트플러시보다 더 끗발이 센 메이드인유에스에이스 X대가리야. 붙을 놈 있으면 붙어보라고. 이거 대한민국에서 10억달러에 사기로 했어. 덤으로 한미 FTA 재협상, 우리 뜻대로 안 되면 그것도 폐기할 거야."

이 공갈이 황당하게 보이는가? 아니다. 트럼프는 교활한 장사꾼이다. 그리고 '미군산복합체'가 뒷돈을 대고 있다. 그런데 왜 제 돈으로 이 도박판 벌인다고 하지 않고 '한국'이 뒷돈 댄다고 하는가? 나중에 중국과 러시아에 '이건 우리 뜻이 아니다'라고 애꿎은 이 나라에 덤터기 씌울 속셈이다. '그쪽에서 국방에 필요하다고 어마어마한 돈까지 뒷주머니에 쑤셔주어서'라고 발뺌할 속셈이다. 왜 거기에 FTA 재협상 아니면 폐기까지 끼워 넣는가? FTA로 농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면서 제 잇속을 차려온 대한민국 대기업과, 이제까지 이 대기업 편에 서서 노동자 농민들을 쥐어짜는 데 앞장섰던 대한민국 정부의 현직 고위관료들에게 재갈을 물려 왜 사드 배치가 이렇게 새 정부가 채 들어서기도 전에 강행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입막음을 할 속셈이다.

트럼프가 잘못 짚은 게 하나 있다. 이 나라 '민도'가 옛날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냈던 어떤 '미제 똥별'이 내뱉었다는, 위에서 시키면 우르르 쫓아가는 '쥐새끼'들이 아니라는 것을 잊은 것이다. 이 나라 민도는 전쟁광들에게 박수치는 아메리카 합중국의 민도보다 훨씬 더 앞서 있다. '꿈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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