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호찌민-경주엑스포, 돈 쓰고 실속 없다는 소리 나오지 않아야

오는 11월 9일부터 25일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개최된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998년 첫 엑스포 이후 9번째 엑스포이고, 해외에서 열리는 3번째 엑스포다. 해마다 경주엑스포의 효용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경북도와 조직위원회가 이런 우려를 없애고 '한국과 베트남 교류'의 가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이번 엑스포의 주제는 '문화 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 번영'이다. 엑스포 때마다 추상적인 주제와 명확하지 않은 행사 방향으로 비판받았고, 이번에도 그럴 개연성이 높다. 조직위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양국의 문화역사에 걸맞게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 이벤트 등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세부 행사 내용을 보면 한국'베트남 영화제 및 친선체육대회, 미술교류전, 패션쇼, K-팝 공연, 한국음식 시연 등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채워져 있다. 엑스포에서 매번 빠지지 않는 한국'세계민속공연, 태권도시범 등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매번 재탕 삼탕하는 행사만 있을 뿐, 새롭거나 기발한 이벤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문화엑스포의 모호한 개념과 예산 사정에 맞춰 행사를 기획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너무나 평범하고 색깔 없는 엑스포라는 느낌이 든다.

일부에서는 해외에서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써가며 이런 행사를 열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한다. 베트남에서 한류행사가 자주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색깔 없고 개성 없는 행사는 각광받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렇지만, 호찌민-경주엑스포는 일부 약점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지방정부가 주최하는 문화교류의 장이면서 문화도시 경주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경북도와 조직위는 일부의 우려와 비판에 귀 기울여 제대로 된 엑스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콘텐츠를 보강하고 세부 행사를 조정하면서 볼거리 있고 유익한 엑스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에서 돈만 쓰고 실속 없는 엑스포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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