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쓰고 아이키우기', 일명 '안아키' 논란이 뜨겁다. 자연치료법을 공유하는 이 인터넷 카페는 대구 살림한의원 김효진 원장이 지난 2013년 4월 개설했다. 회원 수만 6만여명을 헤아리는 대형 모임이다. 아들 넷을 약이나 백신없이 키웠다는 김 원장은 최대한 약을 적게 쓰고 자연스럽게 병을 겪으며 치유력을 높이는 '가정치료법'과 건강한 먹거리를 강조하는 '예방관리법'을 내세운다. 가정치료법도 다양한 민간요법 중에서 직접 연구하고 정립한 방법이라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논란은 숙지지 않고 있다. 자연치유법 중에는 일반적인 의학 상식과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예방접종 거부는 사회 전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약 안쓰고'라는 다소 극단적인 용어가 오해를 불렀다"면서도 "약물 내성 문제가 심각한만큼 가벼운 질환에는 약을 쓰지 말고 자연적으로 치유되도록 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방접종을 피하고 자연스럽게 앓아야한다?
주장:강제적인 백신 정책 부적절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백신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백신 설명서를 보면 접종이 적합한 아이들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백신 접종이 부적합한데도 강제적으로 맞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기관에서는 열이 나는지, 감기에 걸렸는지만 확인하고 접종을 한다. 군집면역도 실제로 존재하는지 논란이 있다. 특히 수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앓으면 평생 면역을 획득한다. 아이의 면역체계가 발달하려면 병을 계속 배워야 한다.
반박:부작용 우려는 기우
예방접종은 위해성보다 이로움이 훨씬 크다. 백신에는 물론 보존제나 면역강화제 등이 포함돼 있고 극히 일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낫는다는 수두도 심하면 뇌에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홍역을 앓으면 폐렴이나 뇌염 등 급성 합병증 위험도 있다. 물론 자연 감염돼서 잘 나으면 백신 접종보다 면역력이 강하고 오래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감염 후 후유증이 생길 위험이 백신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
김행미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백신 접종을 피해야하는 건 면역시스템에 큰 이상이 있거나 임신부인 경우, 이전 접종에서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을 겪은 경우밖에 없다"면서 "예방접종을 피하는 아이들이 늘수록 '군집 면역'이 붕괴돼 집단 감염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열이 나도 해열제 먹이지마라?
주장:열은 자연스럽게 둬야 면역력 높아져
열은 신체의 적극적인 방어활동이다. 진짜 해열은 열이 내릴 때까지 잘 기다리는 것이다. 열이 나면 체온을 빼앗기지 않게 이불을 덮어주고, 아이의 머리를 물수건으로 닦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마의 열은 섭씨 40도를 넘어도 차게 해주면 금새 안정돼 위험하지 않다. 자연 해열법에는 물수건으로 닦아주기, 샤워기 물로 뒤통수 식히는 후두 냉각법, 무릎 아래만 담그는 '각탕'하기 등이 있다. 감기도 땀을 내면 낫는다. 뜨거운 죽으로 속을 데우면 피로가 풀리고 감기도 낫는다.
반박:다른 열성 질환과 오인 우려 있어
열성 경련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해열제를 사용해야한다. 체온이 38.5~39℃가 넘고 아이가 많이 보채며 잠을 못잔다면 해열제가 도움이 된다. 아이가 한기를 느낀다면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낫지만, 더워하면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단순한 열감기라면 상태를 지켜봐도 되지만, 고열이 주된 증상인 가와사키병이나 수족구, 요로감염 등일 수도 있어 방치하면 안된다. 김원덕 대구파티마병원 의무부장(소아청소년과)은 "열이 나더라도 잘 먹고 잘 논다면 2, 3일 가량 지켜봐도 되지만, 부모가 자의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항생제 먹이지 마라
주장:항생제는 유익균도 다 죽여
항생제는 체내 유익균까지 무차별로 죽인다. 항생제 내성으로 몸의 자율신경계가 망가지면 약이 듣지 않는다. 감기는 항생제가 필요없고, 중이염, 비염 등은 비강세척법을 한다. 비강세척은 식염수를 권하지만 죽염이나 볶은 천일염을 사용하거나 재래식간장을 식염수와 같은 0.9 % 농도로 희석해서 사용해도 된다, 해독 성장 및 보류 관장은 급성 알레르기성 발열, 열성 경기 등에 효과적이다.
반박:세균성 질환에는 필요
항생제를 반드시 써야할 세균성 질환이 있다. 편도염, 중이염 중에서도 통증이 심하거나 주변 조직으로 농양이 번지는 등의 합병증이 우려되면 반드시 항생제를 써야한다. 축농증도 마찬가지다. 심하면 염증이 눈으로 번지거나 뇌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박재율 중앙이비인후과 원장은 "항생제가 체내 유익균도 죽이는 것은 맞지만 세균성 질환의 치료를 면역력에만 맡길 경우 합병증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토피, 그냥 둬야 낫는다
주장:긁도록 두고 햇빛을 쬐면 좋아져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기름진 성분의 로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로션에는 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있다. 로션 4, 5번을 바르면 물비누를 바르고 안씻는 것과 같다. 로션을 바르면 땀샘이 막히고 공기 중 유해물질이 더 잘 붙는다. 아이가 간지러워하면 긁도록 두는 것이 좋다. 긁어 피가 나면 그 자리로 더 많은 독소가 배출된다. 그대로 두면서 햇빛을 쬐면 자연스럽게 낫는다.
반박:지나친 피부 자극은 2차 감염 가능성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가장 중요한 건 긁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적절한 연고와 보습제는 아이의 고통을 줄이고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햇빛을 쬐는 것이 나쁘진 않지만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를 지나치게 자극해 오히려 좋지 않다. 가려움증은 긁으면 긁을수록 심해지고,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잇다.
정현 대구가톨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이들의 피부 질환은 아토피피부염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접촉성 피부염, 햇빛 알레르기일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확인, 치료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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