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양돈산업이 지난 10년간 규모화에는 성공했지만,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재래식 양돈 농가의 시설 현대화 등 질병 예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122만4천71마리로 2007년 116만6천770마리보다 약 4.9% 증가했다. 이에 비해 농가 수는 2007년 836가구에서 지난해 407가구로 절반 넘게 줄었다. 사육 규모가 1천 마리 미만인 소규모 농가는 같은 기간 451가구에서 117가구로 많이 줄어든 반면 5천 마리 이상 농가는 34가구에서 60가구로 많아졌다. 농가당 사육 마릿수는 1천395마리에서 3천7마리로 대폭 늘었다.
반면 농가 생산성은 정체된 양상이다. 대한한돈협회의 양돈전산관리프로그램을 보면 돼지 생산성 지표인 MSY(어미돼지 한 마리당 연간 출하 마릿수)는 17.8마리에서 0.2마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표적 양돈 강국인 덴마크는 29.2마리에 달하고, 네덜란드는 28.1마리, 독일은 27.2마리에 이른다.
경북도 관계자는 "양돈 농가의 절반 정도가 양돈 선진국처럼 시설 현대화를 했는데, 이런 곳에서는 MSY가 25~27마리 정도 나온다. 반면 재래식 양돈 농가에서는 13~15마리 수준"이라고 했다.
빠른 규모화에 비해 생산성 향상이 부진한 이유는 국내 양돈 농장에 만연한 돼지 소모성 질병 탓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민경 건국대 교수 등이 쓴 '주요 양돈국가 실태와 경쟁력 비교조사'에서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 측면에서 국가적 차원의 돼지 질병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재철 한돈협회 경북도협의회장은 "과거에는 겨울이나 환절기에만 나타나던 질병이 요즘엔 계절에 상관없이 발병해 농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생산에만 집중할 여건이 돼야 하는데, 질병 예방 외에도 인근 주민의 민원, 규제 준수 등 신경 쓸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도 "구제역을 비롯한 전염성 가축 질병을 청정화한다면 국민의 안전한 단백질 공급 기반을 지킬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으로 양돈 농가 경영 안정을 이루고, FTA를 이용해 외국 시장 공략도 가능하다"며 "여기에 최선책이 양돈 시설 현대화이다"고 말했다.
최재철 회장은 "시설 현대화는 소규모 농가는 꿈도 못 꿀 이야기이다. 현대화 이후에도 계속 비용이 들어간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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