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선에 아산화질소 넣어 흡입…'해피벌룬' 대구경북까지 급속 확산

술집서 유사환각제로 유행…공급책 두고 개인에 영업, 과다 흡입 땐 질식 등 부작용

"해피벌룬, 해피가스. 합법이라서 경찰서 앞에서 해도 됩니다."

아산화질소를 풍선에 담아 흡입하는 일명 '해피벌룬'이 서울지역 클럽과 술집에서 유사환각제로 유행한 데 이어 경북지역까지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화질소는 질식과 호흡곤란 등 과다흡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동반되지만 관련 법이 없어 단속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일부 업자들은 서울, 경북, 부산에 대규모 공급책을 마련해 놓고 배달까지 하는 등 주점 업주와 개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산화질소는 원래 정신과와 어린이 치과 등에서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휘핑크림을 만드는 휘핑기에 꽂아 화학적합성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기체였다. 그러나 최근 술집 등에서 휘핑기로 풍선에 아산화질소를 넣어 흡입하는 유사환각제로 사용되고 있다. 대개 풍선 한 개에 들어 있는 기체를 흡입하면 10~20초간 취한 느낌이 지속되지만 효과가 길지 않아 한번 해 본 사람은 반복 흡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산화질소를 과다 흡입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부작용은 질식, 호흡곤란, 기억상실 등이다. 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말초신경병증, 척수병증 등이 나타난다. 특히 동물실험 결과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임산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마취제다.

신원정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100%의 아산화질소를 다량 흡입하면 수차례 심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저산소증에 빠지게 되고 심하면 의식 저하가 발생해 사망할 수 있다"며 "영국에서도 아산화질소 흡입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고, 미국 FDA는 의료용 외 개인적인 사용은 금지하고 있다. 반복 사용할 경우 의존성이 생길 수 있어 이에 대한 판매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해당 문제에 대해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산화질소 오남용 문제를 방지하고자 수입업체 8곳과 외식업중앙회, 단란주점협회, 유흥주점협회에 공문을 보내 술집에서 판매하거나 개인이 흡입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청했다"며 "아울러 환경부와의 협조를 통해 아산화질소도 본드처럼 화학물질관리법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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